EU 돼지 두수 역대 최저 전망
USDA 올해 이어 내년도 줄 것 스페인 ASF 이후 불황 심화 탓 EU 전역에서 폐업 등 구조조정
EU(유럽연합)의 돼지 사육두수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줄 전망이다. 스페인의 ASF가 그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 가운데 스페인발 양돈산업 구조조정이 EU 전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EU 축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12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가 1억2천980만마리로 25년 1억3천145만마리보다 1.2% 줄고 내년에는 1억2천900만마리로 감소세가 이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7년(1억4천554만마리)과 비교하면 11% 가량 적은 규모다.
이처럼 EU 돼지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원인을 따져보면 스페인의 ASF가 촉발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25년 11월 발생한 스페인의 ASF로 EU 외 주요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수출이 제한되면서 결과적으로 EU 내 공급 물량을 늘렸고 이는 EU 전역에 걸쳐 돼짓값 하락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돼짓값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농가들이 돼지 입식을 제한, 돼지 사육두수 감소를 불러온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불황으로 스페인 내 양돈농가들도 타격을 입고 있지만 농무부는 이번 위기가 결과적으로 다른 회원국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돼짓값 하락으로 스페인 내 양돈농가들, 특히 경쟁력이 낮은 농가들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데 돼짓값 하락세가 EU 전역으로 확산된만큼 이러한 구조조정도 EU 전역에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농무부는 구조조정의 진원지인 스페인의 양돈농가들은 상대적으로 잘 버틸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고도로 통합된 산업 구조와 유연한 사료 조달 및 수출 접근성 덕분이다. 대신 지금의 위기가 결과적으로 스페인 외 다른 EU 회원국들 위주로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회원국들 중에서도 네덜란드와 독일의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네덜란드는 정부의 질소 배출 감축 정책으로 이미 구조조정의 흐름이 강한데, 여기에 스페인의 ASF로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스페인이 ASF로 자돈 수요가 급감하면서 네덜란드의 스페인에 대한 자돈 수출이 올해 5월말 기준 43% 급감, 타격을 입혔다는 주장이다.
독일 양돈 농가는 동물 복지 가축 사육 규정 개정으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이 상황에서 돼짓값도 하락하면서 독일 내 많은 농가가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낮은 프랑스도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인해 돼지 도축 두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EU의 돼지 도축두수는 전년 대비 1.4% 가량 증가했다. 농무부는 그러나 불황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남은 기간 증가세가 꺾이며 올해 연간 도축물량은 2억3천50만마리로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