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10년 방역 경험으로 새로운 구제역 위협 선제 대비
백신 10년간 2억3천만도즈 공급 한돈산업 구제역 안정 크게 기여 새로운 혈청형 SAT1 세계적 확산 아시아 확산에 국내 유입 우려도 BIOAFTOGEN® SAT1 방어 입증 새로운 바이러스 대비에도 앞장서
구제역은 한돈산업이 가장 경계하는 가축전염병 가운데 하나다. 한 차례 발생만으로도 농가 피해를 넘어 가축 이동 제한과 살처분, 수출시장 위축 등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혈청형과 유전적 계통에 따라 백신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에 대한 사전 대비와 백신의 지속적인 검증이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국내 구제역 방역 현장에서 백신 공급을 통해 방역 기반을 뒷받침해온 기업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글로벌 동물의약품 기업 Biogénesis Bagó(바이오제네시스 바고)다.
■10년간 이어진 방역 파트너십=바고사와 한국의 인연은 10년 전 구제역 위기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내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방역 역량을 총동원해야 했던 상황에서 바고사는 생산·과학·물류 역량을 활용해 구제역 백신을 국내에 공급했다. 이후 협력은 일회성 공급을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바고사가 한국에 공급한 구제역 백신은 약 2억3천만 도즈에 달한다.
10년 사이 국내 구제역 방역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발생 이후의 대응뿐 아니라 백신을 활용한 사전 예방과 안정적인 공급체계가 방역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바고사 역시 한국의 방역 당국과 생산자, 수의업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변화하는 방역 환경에 대응해왔다.
바고사 에스테반 튜릭(Esteban Turic) CEO는 “동물보건 위기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협력을 통해 구축된다”며 “한국의 방역 당국과 생산자, 수의사 및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긴급한 필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신뢰와 과학,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고사는 연간 약 4억5천만 도즈의 백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구제역 백신 생산능력은 연간 3억5천만 도즈에 달한다. 다양한 항원을 확보하는 비축 시스템도 운영하면서 질병 상황과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이어진 협력 역시 이러한 생산·공급 기반을 토대로 가능했다.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SAT1=그러나 구제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은 또다시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SAT1 Topotype III 계통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동, 유럽, 아시아 등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방역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구제역은 다양한 혈청형과 유전적 계통이 존재하며 백신 역시 실제 유행 바이러스와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방어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 발생에 대응했던 경험만으로 미래의 구제역 위협을 준비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변화하는 바이러스에 맞춰 백신의 효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새로운 유행주에 대한 대응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바고사는 기존 백신 공급을 넘어 새로운 구제역 위협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BIOAFTOGEN® SAT1이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교차방어’ 입증=BIOAFTOGEN® SAT1은 최근 네덜란드 바헤닝언 바이오수의학연구소(Wageningen Bioveterinary Research)’에서 이종(Heterologous) 공격접종시험을 통해 방어효과를 평가받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백신 제조에 사용된 바이러스주와 다른 SAT1/LEB/8/2025(Topotype III) 바이러스주를 이용했다. 시험 결과 BIOAFTOGEN® SAT1은 2회 접종 시 100%, 1회 접종 시 86%의 방어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백신 제조에 사용된 바이러스와 동일한 바이러스주가 아닌, 실제 유행하는 다른 바이러스주를 활용해 방어능을 평가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동종 공격접종시험이 백신에 사용된 바이러스주에 대한 방어능을 확인한다면, 이종 공격접종시험은 서로 다른 바이러스주를 이용해 백신의 교차방어 가능성을 평가한다. 실제 현장에서 바이러스가 변화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요한 검증 방식이다.
이번 연구는 BIOAFTOGEN® SAT1이 현재 확산되고 있는 SAT1 Topotype III 계통에 대해서도 방어능을 나타낼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생 후 대응’에서 ‘변이까지 대비하는 방역’으로=구제역 방역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진압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해외에서 새로운 계통이 유입될 가능성까지 고려한 사전 대비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국제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해외에서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가 언제든 국내 방역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백신 역시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향후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바고사가 한국과 함께해온 지난 10년이 ‘안정적인 백신 공급’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변화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선제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과 함께한 10년, 그리고 새로운 10년=한국과 바고사의 지난 10년은 구제역 방역에서 백신 공급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약 2억3천만 도즈의 백신 공급을 통해 국내 방역의 한 축을 뒷받침해온 동시에 한국의 방역당국과 현장 관계자들과 협력하며 국내 방역 환경에 대한 이해도 높여왔다.
하지만 구제역 방역에는 ‘끝’이 없다. 과거 발생을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해서 미래의 발생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SAT1 Topotype III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 계통의 확산은 구제역 방역이 이제 현재의 위협을 막는 것에서 미래의 위협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백신을 확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변화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검증, 안정적인 생산·공급망, 현장과의 소통, 국가 방역체계와 민간의 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난 10년이 국내 구제역 방역의 안정적인 기반을 함께 만들어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새로운 혈청형과 변이 바이러스까지 염두에 둔 선제적 방역 체계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구제역이 언제, 어떤 형태로 다시 찾아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바이러스가 변할수록 방역도 변해야 하며, 위기가 닥친 뒤 대응하는 것보다 위기가 오기 전에 준비하는 것이 훨씬 강력한 방역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