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스페인 돈육, 수입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
올해 우리나라 돼지고기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기세다. 7월말 수입량이 30만톤을 웃돌면서 지난 2020년 21년 연간 수입량을 이미 달성했다. 돼지고기 수입이 늘기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는 작년 하반기부터다. 그 사이 국내 양돈시장에 수입이 늘어야 할 변화가 있었나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단지 수출국의 돼짓값이 떨어져서였다.
유럽연합의 돼지고기가 중국의 장벽에 막혀 가격이 하락한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ASF가 11월 발생했고 이는 올해 한국 돼지고기 수입 신기록 질주의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스페인산은 지난 7월부터는 미국산 수입량도 넘어서며 폭증 수준으로 물량이 늘고 있다. 7월말 스페인산 수입량(9만2천톤)은 25년 한해 수입량(8만5천톤)을 넘어섰다.
그런데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산 돼지고기가 수출되는 시장이 한둘이 아닌데 유독 한국만 이렇다. 그 이유는 한국이 유럽 국가들에 대해 ASF 지역화를 인정하고 있어서다. 단적으로 비교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 돼지고기 수입이 더 많았던 나라지만 스페인산 수입을 바로 제한했다.
그리고 지금 두 나라에는 모두 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역대급 수입육 공세,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유럽산 돈육, 그 중에서도 스페인산 돈육의 공세를 받고 있다. 가격도 낮아 올해 한돈 시장 최대 악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일본은 괜찮나? 그렇지 않아 보인다. 스페인산을 대체해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스페인산의 시장 점유율이 적지 않았던만큼 수입 중단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언론보도들을 보면 올해 일본의 돼지고기 수입이 사상 최고 수준인 것도, 최근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역대 최고를 연이어 기록하고 있는 것도 모두 스페인산 수입 중단과 연관돼 있다. 이쯤되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한 것도, 혹은 계속 수입하는 것도 모두 문제라고 해도 될 듯 보인다. 아니다. 진짜 문제는 한국이나 일본 모두 수입 돼지고기가 국내 돼지고기 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수입 장벽조차 없어 수출국 사정에 따라 휘둘리기 더 쉬운 한국 시장이 더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