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 납품업자를 위한 변명

대형마트에 돼지고기 공급 6개 업체 담합으로 기소돼 이익 창출과 거리 멀어 한돈 유통 개선 계기로

2026-08-19     양돈타임스

담합(談合)은 누가 할까요? 강한 자? 약한 자? 강한 자가 한다면 제품을 더 비싼 가격으로 받기 위해 그걸 것이고 약한 자가 한다면 최소한의 손실을 막기 위해 그걸 것이다. 강한 자끼리 모여 담합, 소비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하지 않고 약자가 불가피하게 담합, 손실을 최소화했다면 또는 손해를 봤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게 바람직할 것인지 아니면 ‘정서적’으로 용인돼야 하는가. 법치주의를 표방하는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담합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그에 따른 상응한 조치를 부과한다. 정서라는 용인은 설 자리가 없다. 이게 법(法)이다.

최근 서울 동부지검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도드람푸드, 디허스코리아(옛 CJ피드앤케어),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조합, 부경양돈농협, 보담 6곳이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 소식을 듣고 오래전 국내 최대 한돈업체 사장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돈 판매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대형마트는 삼겹살 몇 % 할인한다고 해놓고 우리더러 거기에 맞추라고 하면 어떻게 맞춥니까? 그래도 대형 거래처 잃지 않으려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맞췄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요. 직원들 피를 말립니다. 그래서 제가 납품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럴 여력 있으면 다른 시장 찾으라고요.”(참고로 이 말을 건넨 사장네 대형 육가공업체는 이번 검찰 발표에서 빠졌다.)

검찰의 발표를 듣고 ‘터질 게 터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필자는 법적인 입장보다 정서적 입장에서 그들을 봤다. 대형마트의 삼겹살 납품은 작은 한돈업체들은 못한다. 삼겹살 대량 공급망을 갖춘 조합이나 기업이 할 뿐이다.

그들이 삼겹살을 대형마트에 납품한 것은 이익 창출보다 제품 홍보 측면이 강하다. 그래야 중소규모의 마트에도 ‘쉽게’ 입점할 수 있고 판매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합원이나 계열농가의 돼지를 판매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욱이 그들은 저가의 수입 삼겹살과 수입 쇠고기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최대로 가격을 낮추고 낮춰 납품할 것이다. 어떤 때는 손해입으면서도 납품할 것이다. 이익 창출을 위한 ‘담합’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손해만 면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를 위해 경쟁업체에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봤다. 그것이 ‘담합’이고 ‘너희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법은 매섭고 무섭고 사납게 몰아세웠다. 이걸 모르는 일간 언론과 TV에서는 마치 큰 대역죄인으로 단죄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형마트의 한돈 유통 과정이 개선됐으면 한다. 대형마트는 납품업체의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하고 납품업체는 ‘양질’의 삼겹살을 공급, 소비자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의 한돈 유통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