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출하 체중 증량에 대하여
정부-농가-업계 환영 분위기 도축-품질-등급 등 고려해야 출하 밀려 밀사 불가피 돈사 신증축 개축 완화 전제돼야
상반기 출하두수가 소폭 감소했다. 934만 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사료 생산량 역시 343만 톤으로 전년과 불과 700여 톤 차이를 보였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공급량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1~5월까지 출하두수가 줄다가 6월에 회복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말하자면 5월까지 출하두수 감소는 한돈값 안정세를 이끌어왔다.
상반기 돼짓값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상반기 돈가는 5천756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5천422원보다 6.2% 상승해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돈가 상승은 돈육 수입량 증가를 불러왔다. 상반기 돈육 수입량은 28만6천 톤으로 2025년 24만6천여 톤에 비해 무려 16%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돈산업이 매년 그렇듯 최대 현안은 돈가다. 돈가 등락에 따라 각종 수치가 달라지고 정책도 바뀐다. 앞서 말했듯이 상반기 돼짓값은 최고였다. 이에 정부는 긴장하며 할당관세를 추진했지만, 그렇다고 농가들이 수익을 올린 것은 아니다. PRRS 등 각종 질병에 따른 폐사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가 상반기 비육돈 사료 생산량이다. 6월 말 현재 42만1천 톤으로 전년 38만3천 톤에 견줘 9.1% 줄었다. 이를 보면 출하를 며칠 앞둔 돼지가 많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비육구간에서의 폐사 급증으로 공급량이 부족해졌고, 이는 돈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돈가 상승은 수입량 증가와 할당관세, 도매시장 출하 보조금 지급, 출하체중 늘리기 등 다양한 정책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출하체중 늘리기'다. PSY는 향상됐지만 MSY가 개선되지 않자 살아 있는 돼지의 비육에 집중해 출하체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양관리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는 양돈업계에 처음 제기되는 사안은 아니다. 모돈당 출하체중과 지육체중으로 시상하는 사료회사들이 이미 있고, 몇몇 회사들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정부도 출하체중을 늘려 출하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일부 농가들도 이를 환영하고 있다.
문제는 출하체중을 1~2kg, 2~4kg 늘리는 일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도축시설도 살펴봐야 하고 한돈 품질도 고려해야 한다. 등급판정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밀사(密飼)다. 출하가 지연되면서 밀사가 불가피해지고, 이는 폐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본란에서 수차례 주장했듯이 돈사 신·증축 및 개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각론(출하체중 상향)만 논의해서는 결론(한돈 공급량 확대)에 도달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