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역대급 고환율에도 돈육 수입 ‘폭증’

상반기 환율 98년 이후 최고 기록 수입 28만6천톤 16%↑…역대 최고 돈육 가격도 안올라...고환율 무색 돈가 하락한 유럽 삼겹이 수입 주도 목살 등심 갈비 등 기타 부위는 줄어 日 필리핀 못 간 스페인산 66% 증가

2026-07-08     임정은

올해 역대급 고환율이 무색한 역대급 수입육 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물량이 증가한 동시에 한돈 대비 수입육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지며 한돈 시장에 대한 위협도 높아졌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5만700여톤으로 전달 5만2천톤에 비해서는 2.4% 줄었지만 지난해 동월 4만4천톤에 견주면 13.8% 증가했다. 이로써 올해는 상반기 6개월 가운데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작년 동월 수준을 넘어섰으며 그 중 2분기는 모두 수입량이 5만톤 이상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28만6천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7천톤에 비해 16% 증가,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냉동은 26만4천톤, 냉장은 2만2천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2%, 13.3% 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올해 돼지고기 수입 환경이 우호적이지는 않다. 무엇보다 환율이 높았다. 올 상반기 평균 환율은 1천48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428원에 비해 4% 가량 올랐으며 외환위기 시절이던 지난 1998년 상반기 1천494원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역대급 고환율을 뚫고 수입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환율을 이길 다른 변수가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주요 수출국인 유럽 현지 돼짓값이 크게 하락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유럽 돼짓값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유럽산을 중심으로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생산비 이하 돼짓값이 형성되고 있는데 지난 5월 평균 EU 돼짓값은 작년보다 22% 가량 낮았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스페인에서 지난해 11월 ASF가 발생하면서 일본, 필리핀 등 주요 시장으로 수출이 제한되자 그 물량이 한국으로 몰렸다.

이에 올해 수입량을 부위별로 보면 유럽의 주력 수출 품목인 삼겹살이 상반기에만 12만8천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46.2% 증가했다. 앞다리(11만7천, 전년비 6.5%↑)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들은 거의 대부분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량을 보면 단연 스페인산이 눈에 띈다. 상반기 미국산 물량은 9만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9.8% 감소한 반면 스페인은 8만여톤으로 일년전보다 무려 66% 급증했다. 또 6월 한달만 보면 스페인산(1만8천톤)이 미국산(1만4천톤)을 넘어섰다. 특히 스페인산 냉동 삼겹살은 올해 4만5천여톤에 달해 작년 동기간 대비 2배 가량 많은, 한해 수입량에 육박하는 물량이 들어왔다. 또 캐나다도 지난해보다 7% 가량 감소한 2만7천톤을 기록한데 비해 독일산은 작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1만7천톤을 기록했다.

수입육은 물량도 늘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력은 높아졌다. 고환율을 뚫고 수입됐지만 국내 시장에서 수입육의 가격 변동은 한돈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수입 삼겹살 소비자 가격(냉동)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100g당 각각 1천499원, 1천503원으로 전년 동기간(1천498원, 1천492원) 대비 상승폭이 1% 미만이었다. 이에 비해 한돈 삼겹살은 2천632원, 2천776원을 기록해 일년전보다 4.4%, 7.3% 각각 올랐다. 자연히 수입 삼겹살과 한돈 삼겹살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으며 이는 곧 수입 삼겹살의 가격 경쟁력이 한돈 대비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결국 수입 돼지고기는 올해 고환율에도 한돈과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지면서 어느 해보다 시장 확대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