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모돈 체형 회복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2026-04-16     양돈타임스
박재원

최근 양돈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고민 중 하나는 “이유 후 임신 기간 동안 모돈의 체형 회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리 주기에서는 포유 기간 동안 체중 손실이 일어나고, 이후 임신 기간에 체형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체손실이 큰 모돈에게는 사료 급여량을 늘려 체형 회복을 유도하고, 전체적인 체형의 균형을 맞추어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전과 같이 관리함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체형이 회복되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임신 모돈의 체형 회복 지연이 과연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심각한 이화작용(Catabolism)의 여파=현장에서도 쉽게 체감하듯, 과거의 모돈과 현재의 다산성 모돈은 산자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자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포유 모돈이 감당해야 할 비유량 또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로 인해 포유기 동안 모돈이 극심한 영양소 손실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포유 기간에 사료 섭취량이 많음에도 체형이 마르는 이유는, 비유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사료만으로 모두 충당할 수 없어 모돈 자신의 체조직(지방과 근육)을 분해하여 젖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즉, 모돈 체내에 저장된 영양소들이 저분자 물질로 분해되는 극심한 이화작용(Catabolism)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때 단순히 등지방(지방 조직)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체단백질(근육 조직)의 손실도 동반된다. 특히 등지방이 얇거나 체손실이 극심한 모돈일수록 체단백질의 감소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모돈에게 이유 후 임신 기간 동안 사료를 증량하여 급여한다고 해서 손실된 체조직이 즉각적으로 빠르게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은 잉여 에너지를 축적하여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수 있지만, 극심한 손실을 입은 체단백질을 재합성하고 근육량을 회복하는 데에는 지방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대사적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전체적인 체형 회복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영양소가 있지만 실제 흡수되는 영양소가 적다=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체손실이 극심한 모돈은 상당한 대사 스트레스를 함께 겪는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모돈의 장 건강을 위협하며, 영양소의 부족은 장 융모 상피세포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장 융모 상피세포의 재생 주기는 4~5일로, 피부의 재생 주기(28일)에 비해 매우 짧아 다량의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상피세포가 제대로 재생되지 못하고 노화된 세포의 탈락만 지속되어 결국 장 융모의 길이가 짧아지게 된다. 따라서 다산성 모돈에 맞춰 정밀하게 소화율을 높이고 최적의 아미노산 및 전해질 균형을 갖춘 사료를 급여하더라도, 정작 이를 소화하고 흡수해야 할 장관(Gut)의 상피세포가 망가져 있다면 사료 내 영양소는 분변으로 그대로 배출될 뿐이다. 이러한 모돈의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음수 제공과 더불어 스트레스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장내 융모를 빠르게 회복시켜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체내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사양관리의 사각지대에서 에너지가 새고 있다=공급된 영양소가 체형 회복에 온전히 쓰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모돈의 유지 요구량(Maintenance Requirement)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공급된 영양소는 체조직 합성이 아닌 '생존과 체온 유지'에 소모되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낭비된다. 즉, 부적절한 사육 환경 관리가 금쪽같은 영양소를 밖으로 새어 나가게 만드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도 관리이다. 환절기나 동절기에 돈사 내로 샛바람이 유입되거나 실내 온도가 하한임계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모돈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섭취한 영양소를 열에너지로 발산해 버린다. 특히 이미 체형이 말라 피하지방이 얇아진 모돈은 추위에 더욱 취약하므로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 요구량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원활한 음수 공급 역시 매우 중요하다. 사료 내 고분자 영양소가 체내에서 원활하게 이용되기 위해서는 작게 분해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는 반드시 물이 필요하므로 모돈이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영양소를 제대로 분해 및 흡수할 수 없고 변비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체형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임신돈 사료는 섬유소 중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함량이 높게 설계된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헤미셀룰로스를 발효시켜 단쇄지방산(SCFA, Short Chain Fatty Acids)을 생성하게 함으로써 모돈의 에너지 공급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음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장내 미생물이 헤미셀룰로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적절한 포만감을 주지 못해 모돈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객관적인 체형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현장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 중 하나는 명확한 '체형 평가 기준'의 부재이다. 흔히 BCS(신체충실지수)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나, 이는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또한, 농장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거나 다소 살집이 있는 체형을 선호하는 등 관리 기준이 제각기 다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모돈군의 전반적인 체형이 '균일'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평가 기준의 객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객관적 기준이 없으면, 체형이 많이 무너져 사료 급여량을 즉시 늘려야 할 모돈을 임신 중기가 되어서야 뒤늦게 발견하고 조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초음파 등지방 측정기나 체형 측정용 캘리퍼(등각기) 등을 활용하여 체형을 객관적인 수치로 지표화해야만, 이유 직후 개체별 사료 급여 프로그램을 어떻게 적용할지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래야만 임신 초기, 중기, 말기 각 단계별로 체형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어떤 관리 포인트를 개선해야 할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결론=양돈 현장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이는 모돈의 체내 생리적 변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포유 기간 동안 극심한 체손실을 겪은 모돈은 체형을 잘 유지한 정상적인 모돈과 비교해 체내 대사 변화의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이유 후 임신 초기에는 강력한 이화작용으로 무너진 모돈의 체조직이 다시 강력한 동화작용을 통해 원활히 복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모돈의 체형 회복 지연은 단일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양한 각도의 접근을 통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농장의 미래를 결정짓는 모돈에 대한 세밀하고 원칙적인 관리를 통해, 우리 농장의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