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ASFV 유전자 '당진'과 동일...인위적 유입 무게

중수본, 강릉 중간 역학조사 결과 발표 유전자 '2형 IGR-Ⅰ'...멧돼지 연관 낮아 사람·차량·물품 등을 통한 유입 가능성

2026-02-02     김현구

강릉 및 안성, 영광에서 발생한 ASF 바이러스는 야생 멧돼지에 의한 오염이 아닌 사람·차량·물품 등을 통한 인위적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중수본)는 지난달 16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례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 발생 농장의 농장·축사 차단방역이 전반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대규모 사육농장으로 사료차량과 출하차량 등 출입 차량이 많고, 농장 내 차량 진입 동선과 축사 간 돼지 이동 동선이 교차하는 등 방역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장과 축사 출입자 및 출입 차량 관리, 야생동물 차단 등 기본적인 차단방역 수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주요 미흡 사례로는 ▲주출입구 고정식 차량소독기 관리 부실로 차량 하부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차량 출입통제 장치 미흡으로 소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차량의 농장 진입 가능성 ▲외부 울타리와 퇴비사 방조망 관리 미흡으로 야생조수류 접근 가능성 ▲축사 전실 미설치 및 종사자 소독 미흡 등이 지적됐다.

검역본부는 이러한 방역 취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염원이 농장 내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도 주목할 만한 점이 확인됐다. 강릉을 비롯해 안성, 영광에서 발생한 ASF 바이러스는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주로 확인되는 유전형 2형의 IGR-Ⅱ가 아닌, 유전형 2형의 IGR-Ⅰ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에서 발생한 ASF 바이러스 유형과 동일한 것으로, 야생멧돼지에 의한 지역 내 오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사람·차량·물품 등을 통한 인위적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수본은 이번 ASF 발생을 단일 요인이 아닌 농장 구조적 취약성과 차단방역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하고, 농장 방역 관리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을 더욱 철저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이미 시행 중인 ASF 방역관리 강화대책의 이행 상황 점검을 대폭 강화한다. 오는 8일까지 운영되는 ‘전국 일제 집중 소독주간’의 실효성을 중점 점검하며, 돼지농장과 축산시설은 물론 출입 차량·사람·물품 전반에 대한 일제 소독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농장 종사자 숙소와 의복·신발, 외부 반입 물품에 대해서도 소독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국 모든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종사자의 개인 물품과 축산물, 퇴비사 등에 대한 환경 검사를 2월까지 완료하고, 방역대 농장 등 위험농장에 대해서는 농장 입구 소독설비 정상 작동 여부, 모돈사 전실 운영, 발판소독조 및 장화 비치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해 미흡 사항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할 예정이다.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강원과 경기 지역에 이어 전남까지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ASF 발생이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모든 축산 관계자가 가용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일제 집중 소독주간을 계기로 농장 주변 오염원 제거는 물론 농장 내 숙소와 사람·물품까지 빠짐없이 소독해 달라”며 “축산농가를 방문하는 모든 출입자 역시 소독과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