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송년특집①] 2025년 해외 양돈업 결산

미국=증가 예상 깨고 생산 수출 모두↓ 중국=정부 모돈 줄여 시장 안정 도모 E U=질병에 돈가 저조 불확실성 증대 대만=ASF 발생, ASF 청정국 지위 상실 브라질=수출 신기록 행진 성장세 커져

2025-12-27     임정은

○…세계 양돈업은 질병 및 무역분쟁으로 시끄러운 한 해였다. 미국은 안으로는 질병과 싸웠으며, 중국과의 지루한 무역 분쟁을 이어나갔다. EU는 연초에는 구제역, 연말에는 ASF 발생 등 질병으로 홍역을 치렀다. 중국은 경기 침체로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하면서 정부 차원서 모돈 두수를 감축하는 등 시장 안정이 과제가 됐다. 이 밖에 브라질은 돈육 수출량 증가로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대만은 처음으로 ASF가 발생하면서 질병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올 한해 다사다난했던 세계 양돈 흐름을 정리했다.…○
 

질병‧무역분쟁…내우외환의 한해

돈가는 호조…흑자 경영 지속

올해 미국의 양돈산업은 안에서는 질병과, 밖으로는 중국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연초만 해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던 돼지고기 생산은 되레 작년보다 감소했다. 10월말 기준으로는 작년 대비 1.5% 가량 줄었는데 농무부는 올해 생산량이 1천246만3천톤으로 작년보다 1.2%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돼지 생산이 준 배경에는 PRRS 피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지난 2분기 PRRS 바이러스 진단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계절적으로 PRRS가 잠잠해지는 여름철에도 극성을 부리며 돼지 도축 물량에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최근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여전히 PRRS 피해가 계속되고 특히 아이오와 등 주요 생산지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돼지 사육두수는 더 줄었다. 올 9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7천447만마리, 모돈은 593만마리로 전년 대비 1.6%, 1.8%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이 줄면서 돼짓값은 4~5월을 제외하고 모두 작년 동월보다 올랐다. 돼짓값 호조에는 소값 상승도 한몫했다. 올해 미국의 소 사육두수가 70여년만에 최저치로 줄면서 올 여름 소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돼지고기 대체소비로 이어지면서 돼짓값 강세를 부추겼다. 사료값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올해 양돈 수익성은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은 시원찮았다. 9월말 현재 돼지고기 수출은 216만톤으로 일년전보다 3% 가량 줄었다. 돼지고기 생산 감소와 돼짓값 강세,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수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 됐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잇따라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한 때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중국의 관세는 최고 172%(4~5월)에 달했다. 이후 관세는 낮아졌지만 다시 9월말 누적 대 중국 수출은 18%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은 글로벌 육종회사 PIC가 개발한 PRRS 내성 돼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승인, 세계 양돈업계에 PRRS 극복의 희망을 던져주기도 했다. 또 미국과 멕시코 국경 인근까지 올라온 구더기 파리로 인해 소뿐만 아니라 양돈업계도 긴장해야 했으며 역대 최장 셧다운으로 인해 돼지고기 시세를 제외한 생산 재고 등 주요 통계 지표가 발표되지 않는 깜깜이 시장 상황이 지속되기도 했다.


생산 늘고 소비 저조…돈가 바닥

정부 모돈 줄여 시장 안정 도모

美․유럽에 관세 장벽, 돈육 수입 ↓

올해 중국 양돈업 최대 과제는 시장 안정이었다. 경기 침체로 돼지고기 소비 시장도 미적지근한데다 생산량이 증가하며 시장의 하방압력은 더 커진 때문이다. 3분기 말 돼지 도축물량은 5억2천992만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그리고 돼짓값은 5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8월부터는 전년 동월과의 차이는 25% 이상 벌어지며 불황이 지속됐다. 중국 정부가 24년 돼지 사육 능력 관리 시행 계획을 통해 적정 모돈 두수를 4천100만마리서 3천900만마리로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 모돈 두수는 줄곧 4천만마리 이상을 유지하며 생산이 많았다. 여기다 중국의 양돈 생산성 개선도 한몫했다.

생산량을 적정 수준으로 줄여 시장 안정을 꾀해야 했던 중국 정부는 더 적극 나서야 했다. 모돈 두수를 100만마리 감축키로 하고 주요 돼지고기 생산 기업들에게 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실제 돼지 두수가 줄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모돈 두수가 3천990만마리로 한달 사이 1.1% 줄었으며 일년전과 견줘서는 2.1%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당분간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분간 중국의 돼지 사육 규모는 더 줄 여지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량 증가와 이에 따른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증가세서 시작했던 올해 돼지고기 수입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요 수출국들과의 무역분쟁도 수입량 감소의 원인이 됐다. 미국과 추가 관세를 주고 받으며 미국산 돼지고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는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9월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7월까지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은 8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10월말 현재 누적 수입량도 작년보다 2% 가량 줄었다.

중국이 모돈 두수 감축을 계속하며 생산량이 내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지만 수입이 다시 증가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농업부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돼지고기 수입이 꾸준히 줄어 오는 2034년 수입량이 50만톤으로 24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초 구제역, 연말엔 ASF가 연타

독일 수출 재개되자 스페인이 막혀

中 반덤핑 관세도 가세, 돈가 저조

유럽연합(EU)은 25년의 시작과 끝에 모두 치명적 질병이 있었다. 1월 독일에서는 37년만에 구제역이 재발했다. 그런데 독일에 이어 헝가리에서도 52년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더니 슬로바키아에서도 곧이어 구제역 발생 소식이 들려왔다. 이후 추가 발생은 없었고 독일은 4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며 구제역으로 중단됐던 돼지고기 수출이 다시 가능해졌다.

구제역 확산은 막았지만 ASF 기세는 올해도 꺾이지 않았다. 11월에는 EU 내 돼지 사육두수, 생산량, 수출 1위 스페인에서 야생 멧돼지 ASF가 발생했다. 이후 주요 수입국들이 스페인산 수입을 중단하면서 스페인 돼지고기 시장은 돼짓값이 급락했다. 향후 ASF의 추가 확산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로 인해 내년 스페인, 그리고 EU 양돈시장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ASF가 계속됐다. 독일은 그동안 발생이 없던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ASF가 확산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특히 이 지역은 서쪽에 위치, 프랑스, 네덜란드 등으로 번질 위험이 우려되기도 했다. 독일의 야생 멧돼지 ASF는 11월 26일 현재 1천930건으로 이미 24년 한해 발생한 966건을 넘어섰으며 ASF 최다 발생국 폴란드는 야생 멧돼지(3천34건)뿐만 아니라 양돈장에서도 18건 발생했다. 또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은 ASF로 대규모 살처분이 진행되며 양돈산업 기반이 위협받았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다. 돼짓값은 올해 내내 작년 동기 수준을 밑돌았다. 돼지 도축물량이 소폭 증가(8월말 기준 1.5% ↑)한데다 최근에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돼짓값 하락을 더 부추겼다. 여기에 최근 스페인의 ASF가 더해져 향후 시장에는 먹구름이 더 짙어졌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는 올 4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가 996만마리로 79년 이후 처음으로 1천만마리 이하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올 5~6월 기준 독일(1.2%↓) △벨기에(2%↓) △이탈리아(1.1%↓) △오스트리아(1.4%↓) △폴란드(0.1%↓) △루마니아(3.2%↓) 등 많은 나라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감소했다.


브라질 수출 신기록 행진 계속

대만 질병 청정국 ASF로 좌절

베트남 ASF로 10만여두 살처분

올해 미국, 유럽국가들과 달리 브라질 돼지고기 수출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월 월간 수출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더니 10월에는 역대 2위의 기록을 연이어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그 결과 10월말 수출물량은 전년비 13% 늘었으며 수출액은 23% 증가하며 작년 총 수출 실적을 이미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브라질이 공을 들여온 시장 다변화의 효과로 분석된다.

그동안 최대 수입 시장이던 중국이 수입을 줄였지만 대신 필리핀과 일본, 멕시코에서 수입이 급증했다. 특히 올해 브라질은 백신 접종없는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증을 받으면서 향후 수출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만 양돈업계에는 희비가 교차한 한해였다.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로부터 돼지열병 청정국으로 공식 인정을 받아 ASF, 구제역, 돼지열병까지 3대 돼지 악성 전염병에 있어서 아시아 유일의 청정국이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지난 10월 대만 중부 양돈장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생하며 청정국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다. 이번 ASF는 잔반이 유력한 유입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베트남은 백신 상용화에도 ASF가 확산되며 지난 7월말 24개 성시 중 33개 성시에서 ASF가 발생 10만3천여마리가 폐사 혹은 살처분 되는 등 ASF 피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