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 축산물유통법 독소 조항 삭제 요구

이사회서 유통법 관련 입장 정리 독소 조항 수정 또는 삭제 촉구 도매시장 활성화 조문도 신설을 정부에 조건부 수용(안) 전달키로

2025-12-21     김현구

대한한돈협회(회장 이기홍)는 국회에 계류 중인 축산물유통법 개정안과 관련해, 돼지거래가격보고제 시행을 가능하게 하는 독소 조항의 삭제 또는 수정 요구가 정부에 의해 반영될 경우 해당 법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축산물 도매시장 소멸을 막기 위한 활성화 조항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했다.

한돈협회는 지난 16일 2025년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협회 주요 활동 사항 보고와 함께 2026년도 수지 예산안 및 사업 계획안을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돼지거래가격보고제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축산물유통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일부 조항이 한돈 농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돼 왔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법 제15조 제1항 제2호로, 경매 거래 물량이 적어 도매시장 가격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돼지거래가격보고제 등 별도의 기준 가격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이와 관련, 한돈협회는 해당 조항이 사실상 도매시장 기준 가격을 대체하는 축산물거래가격보고제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농가와 육가공업체 간 가격 적용 혼란과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농가의 가격 결정권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발해 왔다. 

이에 협회는 지난해 11월 이기홍 회장 취임 이후 국회와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잇달아 만나 해당 조항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삭제 또는 수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최근 대통령실 주관 아래 한돈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유통팀이 수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합의안을 도출 중이라고 협회 측은 전했다. 합의안의 핵심은 제15조 제1항 제2호를 삭제하거나, 농가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다른 문구로 변경하는 것이다. 다만 조항 삭제 시 정부 권한이 강화된다는 우려가 있는 점을 감안해 하위법령 시행령에서도 '다른 내용으로 변경한다'라는 문구는 국회 및 정부에 영향력이 있는 단체에 연구용역 의뢰를 통해 수정하는 합의안을 도출 중이다.

아울러 한돈협회는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축산물 도매시장 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산물유통법 제14조 유통구조 개선 사업에 ‘축산물 도매시장 활성화’ 조항을 신설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기홍 한돈협회장은 “한돈 농가들이 우려해 온 독소 조항은 법안 발의 이전에 차단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해당 조항이 삭제되거나 수정되고, 도매시장 활성화 내용이 법에 반영된다면 농가들의 불안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정부 및 여당 주도로 축산물유통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법안 폐기를 주장하기보다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