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국가가 할 연구, 왜 농가가 나서야 하나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지난 13일 경북 성주를 방문해 “저탄소 축산 실현과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분뇨의 신속한 처리, 즉 정화 및 신속한 퇴비화가 핵심”이라며 “농가와 지자체가 기존의 퇴액비 방식에서 나아가 정화 및 에너지화 방식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에 앞서 지난 12일 한돈미래연구소는 국내 실정에 적합한 돼지분뇨 저탄소 기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축산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바이오차와 에너지화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현재 국내 양돈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정화방류 및 액비순환 시스템 또한 저탄소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액비순환 방식은 낮은 배출계수를 적용받을 수 있어 저탄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방식은 탄소 배출 시설로 저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정부 및 산하기관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농가들이 직접 나섰다. 양돈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정화처리나 액비순환 시스템의 탄소중립 기여도를 입증하기 위해, 한돈농가들이 자조금으로 연구를 의뢰한 것이다. 이처럼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 등 관련 기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 없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에 그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30년까지는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는 2만두 이상 양돈장 바이오가스 생산 의무화, 현장과 맞지 않는 저메탄 사료 보급 등 농가의 현실과 괴리된 정책만 내세우기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사양 관리 기술을 중심으로 한 탄소 저감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신속히 제도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