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Ⅱ③] 돈사시설현대화가 한돈 ‘백년대계’ 초석
국내 양돈장 생산성 양극화 심화 시설 노후로 한돈 안정 기반 위축 허가제로 증개축 제한 ‘설상가상’ 환경 민원, 고령화 등도 걸림돌로 현대화시설서 생산성 제고 사례 속출 MSY 25두 이상 선진국 수준 농장도 소비자 물가안정 및 수익 제고 효과 재래돈사 현대화시설로 대전환 필요
2013년 축산업 허가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다. 허가제 기간 동안 까다로운 기준으로 신규 농가 진출은 제한되면서 한돈 사육두수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돈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허가제 기준 완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돈사시설현대화 시설 확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전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재래돈사의 현대화시설 대전환은 양극화를 극복하고, 한돈 백년대계의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가제, 양돈 경쟁력 제고에 저해=지난 11년 축산업 허가제를 두고 전문가들은 축산업에 허가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점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즉 가축을 기르는 축산업이 일반적으로 규제해야 할 행위라고 보기 어려우며, 허가받은 사람에게만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하기도 곤란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축산업 허가제를 통해 신규 진입을 불허한다면, 기존 농가들에 대한 권리 강화와 함께 안정된 돈가를 바탕으로 수익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 등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결과적으론 양돈업 허가제 시행 10년 이후 양돈 신규 진입 장벽은 높아지면서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경쟁자는 줄어 농장 스스로 생산성을 높인다면 경쟁력이 높은 업으로 변화됐다. 하지만 양돈허가제 도입으로 중소 양돈농가의 경쟁력은 저하됐다. 특히 축산업 허가제는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양돈장 생산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시설 투자가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화시설 여부에 따라 국내 생산성 상‧하위 MSY 편차는 10두 이상 차이로 더 벌어졌다. 재래식 돈사 중심의 생산성이 낮은 농가들 대부분은 돈가에 의존하는 사육 환경으로 고착화되며, 생산성 제고를 위한 시설 투자를 하고 싶어도 각종 법적 제약에 가로막혀 있다. 이에 양돈업 투자는 허가제 이후 어렵게 되고, 농장 이전도 각종 규제로 쉽지 않아 중소농가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또한 허가제로 외부인이 양돈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됐다. 특히 앞으로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돈사 신축 허가가 어렵게 난다해도 무조건 밀폐형 시스템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 이에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밀폐형 돈사를 신축하려면 평당 평균 500만원 이상이 소요, 사육두수 200두 기준으로 평균 5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는 웬만한 개인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담되는 금액으로 기존 농장 개보수 외 신축은 언감생심이 돼버렸다.
■재래 돈사 부정적 인식 촉발=양돈 생산 기반 노후는 국민들의 ‘한돈업’의 부정적인 시각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혁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축산 사육 시설의 경우 15년 이상 시설이 주요 축종 농가 약 10만4천호 중 약 5만1천200호(49.2%)를 차지함으로써 시설 노후화에 의한 축산 환경 문제 발생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장주의 경우 평균 연령이 62세로 고령화됨에 따라 특히 소규모 농장의 고령화된 농장주는 시설 개선, 환경 관리 등에 대한 의지가 매우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은 매년 축소되고 있다. 2013년 연간 약 4천억원에서 23년에는 1천400억원이 편성되면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현대화 사업 수요자가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선정 기준이 까다롭고, 소규모 농가들의 경우 높은 설치 비용이 부담되고 상환 기간도 10년으로 짧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축사시설현대화 선정 조건을 완화하고, 지원 단가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지 않으면 현대화시설 자금은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현대화시설 지원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의 10년 자금 상환을 20~30년 상환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현대화시설 생산성 향상 첩경=최근 국내에서도 MSY 30두 양돈장이 출현하고 있다. 이들 양돈장들의 공통점은 현대화시설이다. 일례로 경남 하동에 위치하고 있는 한돈혁신센터는 5년째 MSY 30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설립 당시 최첨단 시설을 바탕으로 후보돈 입식과 관리를 통해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남 순천 소재 지유팜은 현대화시설을 통해 AI시스템까지 농장에 도입한 결과 매년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올해는 MSY 31두가 예상되고 있다. 충남 홍성에 비흥농장 역시 2016년 돈사 현대화 이후 3주간 그룹관리를 도입한 이후 생산성이 지속 높아지면서 올해 PSY는 35.6두, MSY는 33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이 양돈장 생산성 제고의 핵심은 현대화시설인 것이다. 한돈미래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위 농가 기준 MSY는 17.1두다. 문제는 MSY 17두 이하 농가가 전체의 50%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들 농가의 대부분은 재래 돈사 및 시설이 열악한 농장이다.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농장에서 MSY는 제고한다해도 20두 안팎일 것이다. 이렇듯 신규 농장 허가가 어렵다면 기존 농가들이 시설현대화할 수 있도록 각종 제약 해소 및 비용 지원 확대가 요구된다.
■축사시설현대화 물가 안정에도 기여=앞서 나열했듯이 최근 ICT 장비를 이용한 축사시설현대화를 통해 생신 혁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함양의 A농장의 경우 2019년 돈사 전면 신축 후 MSY 변화는 현대화시설 이전 18두에서 매년 증가하면서 21년에는 23.1두, 23년에는 28.7두를 기록했다. 이에 이 농장은 대한민국 축산 생산성 혁신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이 모든 재래식 돈사를 현대화시설로 전환할 수 있다면 MSY 향상으로 한돈 공급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돈협회는 10년간 매년 재래식 돈사 100곳을 현대화시설로 전환한다면 MSY 제고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돼지고기 공급 가격의 20~30% 인하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출하두수 및 공급량 증가는 물가 안정 토대에 기여하고 농가들은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에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돼지고기는 소비자에게는 필수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산 기반의 불안정성은 결국 국민 체감 물가를 높이고, 식량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장기적인 플랜에서 전국의 한돈 공급시설을 모두 현대화할 수 있게 지원이 확대된다면, 한국 양돈은 유럽 못지 않는 양돈 선진국 반열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