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타 초대석] “K-종돈으로 한돈 위상 더욱 더 드높이겠습니다”
삼성 반도체연구소서 14년간 근무 메모리 박사로 혁신 제품 개발 주도 父 윤희진 회장 권유로 ‘종돈’ 관심 인생 전환기 ‘반도체’ 대신 종돈 선택 눈물 젖은 빵 먹으며 종돈 공부 매진 종돈 연구와 영업본부장으로 날밤 세워 종돈생산 기반 확대‧품질 제고 고민도 대표 취임 후 ‘K-종돈’ 개발 '심기일전' 번식↑ 증체량↑사료효율↑ 육질↑목표 YLD 기반서 YB 확대 통해 차별화 제시 “양적 성장서 질적 성장 위한 토대 주력”
‘반도체’와 ‘종돈’은 공통점이 있다. 반도체는 AI시대를 이끄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확보를 위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종돈 역시 종자 주권 확보를 위한 ‘종자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종돈의 경우 지난 2010년 국제연합기구(UN)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수입 종돈 사용시 발생하는 이익의 명목으로 종돈 수입 국가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이에 종돈업계는 수입 종돈을 대체하고 종자 주권 확보를 위해 한국형 종돈 개량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이 ‘반도체’와 ‘종돈’은 AI 시대와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산업’보다 국가의 식량 안보를 책임지겠다며 ‘종돈산업’을 선택한 이가 있다. 바로 윤성규 다비육종 대표다. 윤 대표는 올해 초 각자 대표이사에서 단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윤성규’호의 닻을 올렸다. 그는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전기 화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200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반도체 공정 개발에 대해 연구하고, 제품 개발에 기여했다. 이후 진로 고민 끝에 2015년 퇴사하면서 부친 윤희진 다비육종 회장의 권유에 의해 다비육종에 입사,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윤 대표는 “진로 고민 당시 인생의 전환기 였다.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임원으로 성공가도를 달릴건지, 아버지인 윤희진 회장의 권유로 다비육종에 입사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지 매우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반도체 산업보다 종돈산업에 더 매력을 느껴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다비육종으로 이직하게 됐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매우 우수한 인재였으나 종돈산업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에 비유하면서, 모든 것이 새로웠다고 회상했다. 이에 양돈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양돈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지난 2년간 쌓여있는 양돈 전문 잡지들과 양돈타임스를 포함 축산 전문 신문을 모니터링하고 정보 및 지식을 습득하면서 어린아이가 한글을 깨우치 듯 산업을 조금씩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다. 농장 실습 과정에서는 몸에 쓰라린 흉터가 남기도 했다. 윤 대표는 “어린아이들은 자주 넘어져 무릎이 까지기도 하는데 저도 그랬다”며 “실습 과정에서 분만 모돈 코에 팔이 긁히면서 당시 꽤 깊은 상흔으로 지금까지 흉터로 남아있다”며 기자에게 직접 팔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다 양돈에 눈을 뜬 본격적인 계기는 3개월간의 네덜란드 PTC+ 교육이었다. 그 당시 동료 1명과 교육을 받으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양돈산업에 대해 몸소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삼성전자 다녔던 사회적 지위에서 벗어나 양돈농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그는 “교육이 쉬는 날 햄버거가 먹고 싶어 20km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던 경험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먹거리 산업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회했다.
네덜란드를 다녀 온 이후 그는 다비육종 육종연구소를 거쳐 영업지원본부장을 맡아 종돈 품질 개량, 인사관리 시스템 개선, 종돈 생산 기반 확대 등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후계자 수업을 착착 수행한 그는 2023년부터 다비육종 공동 대표이사를 역임, 올해초부터는 대표이사 1인 체제를 통해 다비육종을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연말 취임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형 K-종돈 개발을 통해 고객 농가의 수익 제고 및 한돈의 다양성 차별화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대표는 K-종돈에 대해 PSY 30두 이상의 번식 성적, 사료효율이 높고 증체량이 높은 돼지, 그리고 육질과 맛있는 유전자를 가진 돼지로 정의했다. 현재 다비육종의 직영농장과 협력농장 총 23곳 중 PSY 30두 이상을 기록한 농장은 8곳으로 매년 눈부시게 생산성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그는 “PSY 30두는 더 이상 양돈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다비의 종돈 개량 프로그램을 통해 번식 성적은 매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번식 성적 향상과 아울러 야심차게 준비 중인 것은 바로 ‘육질’과 ‘맛’에 대한 개량이라고 강조했다. 다비육종은 2005년 요크셔에 버크셔를 교잡한 YB 종돈 기반을 확대하고, 브랜드육 런칭에도 성공했다. YL(요크셔+랜드레이스) 계열 일색의 돼지고기에서 차별화한 것이다. 이에 최근 국내 최초로 ‘YB 전문 종돈장’을 본격 가동했다. YB종돈 전문 종돈장인 충북 청주 소재 한빛농장에 ‘다비퀸-골드’ 25두를 첫 분양한 것. ‘YB’는 요크셔와 버크셔의 교잡 1세대(F1)로 우수한 돼지고기 품질과 강건성을 보강한 품종이다. 이에 윤 대표는 “한빛농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YB 전문 종돈장으로서 고객농장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우수한 종돈장이 될 것”이라며 “다비육종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YL’ 계열의 돼지고기의 경우 삼겹살이 맛있도록 더욱 육질 개량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는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종돈 회사들이 산자수, 사료효율, 증체에 치우쳐 등지방이 점점 얇아지고 맛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 것과 차별화하여 전반적으로 삼겹살이 맛있는 한국형 종돈 K-종돈을 개발하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가와의 스킨십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다비육종이 그동안 매년 개최하던 대규모 세미나 방식의 ‘다비퀸 세미나’ 대신 농장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세미나 방식으로 전환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매년 개최되던 ‘다비퀸 세미나’를 5년 주기로 변경하는 대신 다비육종 종돈팀 소속 지역 담당자들이 월 1회 이상 농가를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다비퀸 사랑방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현장 중심의 사랑방 세미나는 단순히 종돈공급 차원을 넘어 다산성 모돈을 활용한 번식성적 개선과 표준 사양관리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고객농장 성공 프로젝트로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취임 이후 사업 목표에 대해 밝혔다. 그는 F1 판매량 연간 10만두, 베트남 돈군 규모 모돈 1만두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화재, 질병 등 우여곡절이 많아 F1 판매량이 최고 6만5천두 이후 꺾였지만, 화재 종돈장의 경우 이미 복구를 했으며, 질병도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내년에는 7만두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F1 10만두 판매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베트남 진출 20년을 맞아, 베트남에 다비육종 종돈이 더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공격적인 투자 의사를 밝혔다. 다비육종 베트남사업부는 지난 2004년 설립 이래 혁신적인 사양 관리 기술과 우수한 종돈을 시장에 선보이며, CJ와 합작으로 종돈 법인을 설립하여 CJ가 베트남 2위 양돈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 이에 베트남 시장 확대를 위해 모돈 사육규모를 현재 6천600두에서 2030년 1만두까지 늘려 다비육종이 글로벌 종돈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전진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며 윤 대표는 “우리나라 양돈산업은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질적인 성장을 함께 이루어야 하는 전환점에 와 있다”며 “다비육종은 늘 그래왔듯이 든든한 육종기반을 바탕으로 양돈농가에는 생산성의 극대화를,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맛있는 돼지고기를 공급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도 다비육종은 아시아를 위시한 세계시장을 개척하여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위상을 드높이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