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명분 없는 돈육 할당관세 양돈업만 골병든다
육가공업계 정부에 할당관세 건의 뒷다리 가격 급등 경영 부담 호소 정부, 브라질‧멕시코산 1만톤 검토 한돈업계 “재고 충분, 쌓이는 추세” 물가 안정에 미미 한돈 기반만 위축 손 회장 “근시안적 정책 즉각 철회를”
정부가 2년 만에 돈육 할당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돈육 할당관세가 실질적인 소비자 물가 안정 효과가 없다고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형유통업체가 정부에 할당관세를 적극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한돈업계는 누구를 위한 할당관세인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할당관세는 인위적인 시장을 조성해 결국은 한돈산업 공멸을 부를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육가공업계 정부에 할당관세 건의=지난 3월 13일 정부는 축산물수급조절협의회를 개최하고, 돈육 수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날 햄‧소시지 생산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육가공협회가 육가공품의 원료육을 사용하고 있는 한돈 뒷다리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며, 수입 앞다리 가격도 최근 높게 형성돼 있어 회원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협회는 관세가 존재하고 있는 브라질 및 멕시코산 돼지고기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소비자 물가 설명 자료를 통해 돼지고기가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을 보임에 따라 삼겹살 등 구이류는 한돈자조금을 활용한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가공용 원료육의 경우 돼지고기 재고량을 정확히 파악하여 축산물수급조절협의회를 통해 할당관세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이번 할당관세 추진은 농가 등 한돈업계의 반대에도 일부 대형유통업체의 건의로 진행되고 있다.
■뒷다리 재고 충분=한돈협회에 따르면 이번 할당관세로 명분 삼은 한돈 뒷다리 재고의 경우 2025년 2월 기준 국내산 전체 돼지고기 재고는 4만2천215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하며 계속 증가 추세라고 분석했다. 특히 후지(뒷다릿살) 재고도 24년 8월 5천955톤에서 올 2월 1만1천428톤으로 약 2배 증가하며, 평년 평균 재고(1만2천79톤)에 육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볼 때 전년 9월 이후 재고가 쌓이는 추세로 원료육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파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원료육 1만톤 할당관세 추진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육 1만 톤은 돼지 출하 약 50만두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는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물량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가 안정 효과 미미=송옥주 의원실에 따르면 2022~2024년 중 1년 이상 할당관세를 적용한 17개 품목을 대상으로 소비자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할당관세에 따른 수입 가격 하락이 실제 소비자 가격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2~2023년 할당관세가 적용된 삼겹살은 18~20%의 수입 가격 하락 유인에도 2022년 소비자가격은 전년 대비 12%, 2023년은 되레 2%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농축수산물 물가 동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시책들을 분석하며 그 중 할당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그 부작용을 경고했다. 할당관세를 통한 수입 물량 확대 등 단기적 일시적 정책의 반복 시행이 생산자의 자율적 수급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축수산물 생산자의 자생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를 종합할 때, 할당관세는 단기간 반짝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당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되고 있다.
■할당관세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즉각 검토 중단을=한돈협회에 따르면 2025년 1~3월 평균 돈가(5,038원/kg)는 생산비(5,124원/kg)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자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물가 안정을 명목으로 할당관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실제 물가 상승의 주원인은 임대료, 유통마진, 에너지·인건비 상승이며 산지 돼짓값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최근 축산전문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돈육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에 전혀 도움 안되고 한돈산업만 위축시키는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손 회장은 “돼짓값이 다소 올랐다고 하나 여전히 농가들은 적자 경영을 시현하고 있으며, 특히 양돈장의 인건비, 사료비, 분뇨비, 전기세 등 제반 비용도 100% 이상 상승하면서 경영 위기를 겪는 농가가 많다”며 “이런 가운데 물가 안정을 미명으로 할당관세를 운운하는 것은 한돈업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부는 한돈산업과 농가의 경영 안정은 소홀히 하고 수입 업체, 대형유통업체만 배불리는 할당관세 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