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송년특집②] 한치 앞도 볼 수 없던 2024년, 양돈인의 단결과 노력으로 이겨내

2024-12-27     임정은‧김현구

○…한 해를 결산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특히 양돈산업에 있어서는 돼짓값일 것이다. 다행히 돼짓값은 상반기 약세서 하반기 강세로 전환되면서 생산비 상승에 시름하는 농가들의 한 줄기 희망이 됐다. 하지만 각종 사육 규제 및 불확실성 지속은 양돈산업을 더욱 안갯속으로 몰아넣었다. 올해 양돈산업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 키워드를 선정, 이를 통해 한해를 돌아봤다.…○


ㄱ. 과지방 삼겹 논란

과지방 논란에 한돈업계 홍역

삼겹 지방 효능 재평가 계기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과지방 삼겹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 과지방 삼겹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돈업계는 올해 삼겹살데이를 기점으로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유통업계는 한돈 삼겹살의 경우 과지방 삼겹살 이슈를 인식한 나머지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권고한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 제작에 따라 삼겹살 지방의 경우 정선(정밀하게 잘 골라 뽑음) 작업을 통해 일반 삼겹살은 1cm를 지키기 위해 애를 썼다. 만일 정선되지 않았더라면 혹시라도 있을 소비자들의 클레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추가 작업을 진행하는 등 각고의 작업을 수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삼겹살데이 과지방 논란은 비교적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방 제거 작업은 결국 삼겹살 가격 인상을 불러와 결국 소비 저하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과다한 지방 제거로 가공업체에서 삼겹살 수율이 약 5~6% 하락, 이에 따른 손실은 가공업체가 부담하며 이는 삼겹살 가격 인상을 초래한 것. 이에 가격 경쟁력에 앞선 수입 냉장육 시장 확대에 기름을 부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한돈업계는 향후 과지방 삼겹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매뉴얼 개정을 촉구했다. 특히 지방 함량에 대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삼겹살을 지방 함량에 따라 가격을 차등해 판매하거나, 상품 노출 면적을 확대하는 투명 포장 방법도 거론됐다. 아울러 과지방 삼겹살 이슈를 계기로 삼겹살 ‘지방’의 효능을 재평가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한돈자조금은 삼겹살 지방의 경우 ‘몸에 좋은 지방’인 불포화지방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방에 대한 소비자 편견 해소에 앞장서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ㄴ. 농촌공간정비사업

농촌 환경 개선에 양돈장 ‘불똥’

축사 정비 대상 제외 ‘고시’ 시급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 30일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농촌공간재구조화법)’의 하위 규정인 시행규칙을 제정‧공포했다.
이번 제정된 시행규칙은 축산시설을 단순히 악취 배출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농촌위해시설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불가피하게 이전·철거가 이뤄지더라도 이에 대한 보상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근거가 마련되는 등 축산업계의 요구가 많은 부분 반영됐다.

이 같이 축산농가 피해가 예상됐던 ‘독소조항’ 삭제에도 일부 지역의 경우 농촌공간정비사업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충북 괴산·증평 지역의 경우 농촌 마을의 환경을 개선한다며 시작한 ‘농촌공간정비사업’이 정작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양돈농가들이 마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한돈협회에 따르면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 시행규칙상 축사 시설의 경우 농촌위해시설에 해당하지 않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시하는 축산시설만 위해시설에 포함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현재까지 관련 고시가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지침에서 축사를 정비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현재 괴산‧증평 등 일부 충북지역 정비 사업 동의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집단 행동과 현수막 게시 등 한돈농가와 지역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국 한돈농가들은 지역사회의 압박 속 사업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 지역에서 가축 사육을 제한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전하는 농가들은 새 터전을 찾을 수 없어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농촌 마을의 환경을 개선한다며 2021년부터 시작한 ‘농촌공간정비사업’이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양돈농가들까지 마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사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ㄷ. 도축장 전기 특례 종료

올해말 도축장 전기 특례 종료

未연장 시 물가 인상 등 후폭풍

올해말로 도축장 전기 요금 할인이 종료된다. 도축장은 한·호주, 한·캐나다 FTA 타결 등으로 인한 축산업 피해 보완 대책으로 전기요금을 10년간(15.1.1~24.12.31) 20% 할인 받기로 결정하여 올해말까지 할인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전기 요금 할인으로 도축장은 도축수수료 할인 및 인상 시기와 폭을 최소화하면서 물가 안정 및 축산농가 소득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10년간 할인특례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총 1천706억 원의 할인 효과가 있었으며, 연평균 약 190억 원인 할인 금액으로 인해 도축수수료 인상이 최소화됐다.

이에 도축업계는 올 한해 정부와 한국전력, 국회를 대상으로 전기 요금 특례 연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가축이 축산물이 될 수 있도록 연계해 주고 있는 도축장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며, 쌀의 도정작업 지원을 위한 RPC의 경우 현재 전기 요금은 일몰 기한이 없는 할인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축장도 형평성에 맞도록 전기 요금 할인 혜택을 지속 적용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현재 70개 도축장이 전기요금 할인 특례가 연장 안 된다면 도축장의 30% 이상 폐쇄될 것으로 전망, 도축장 폐쇄는 축산농가나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회도 오는 26년부터 FTA 체결 국가와의 관세가 철폐되는 등 국내 축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고려한다면 축산업계의 도축장 전기 연장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사료된다며 올해말로 끝나는 도축장 전기 할인 연장에 국회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도축업계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26일 현재까지도 도축장 전기 요금 특례 할인 연장 정책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한전 측은 전기 요금 할인 지속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도축업계는 만일 내년부터 전기 요금 할인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도축장 경영 악화에 이은 후폭풍이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축산물 품질 저하 및 소비자 가격 인상, 더 나아가 축산업을 위축시킬 수도 있는 나비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ㄹ. 로봇(스마트축산)

스마트 농업 육성 법률 본격 시행

지속가능 양돈에 필수, 공감대 형성

올해 스마트 농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 지원하기 위한 최초의 법적 기만인 ‘스마트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되기 시작했다. 스마트 농업법에는 스마트 농업 육성 지원 체계와 인력 양성, 보급과 확산 등 종합적인 육성 지원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스마트 농업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육성과 확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농업, 그 중에서도 스마트 축산은 데이터 기반의 정밀 사육이 가능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인력 부족과 더 나아가 환경 문제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고도화되고 확산돼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축산은 현장 보급 1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시작 단계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 생육 관리가 가능한 2단계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ICT 장비들을 원격 조정하는 리모컨 수준의 1세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스마트팜이 더욱 고도화되면 IT, 빅데이터, 인공 지능, 로봇 등을 통해 무인 자동화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로봇이 돼지를 키워 출하하는 양돈장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스마트팜 도입 농가들이 지적하는 장벽은 비용, 스마트팜 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 기존 보유시설의 한계 등이다. 현실의 벽은 높지만 지속 가능한 양돈업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는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변화로 지목되고 있다.


ㅁ. 모돈 감소

모돈 100만두 이하로…최저 수준

녹록치 않은 양돈 경영 환경 반영

올해도 모돈 두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22년 3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시작돼 올 9월까지 2년 넘게 모돈 두수가 줄었다. 그리고 올 9월 기준 모돈 두수는 97만8천마리로 전분기 대비 2.6%, 전년 동기보다 1.5% 각각 감소했다. 이는 지난 17년 돼지 사육두수 통계 모집단을 현재의 돼지 이력제로 변경한 이후 모든 분기를 통 털어 가장 적은 규모다. 12월 기준 모돈두수 역시 100만두를 넘기 힘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연평균 모돈 두수는 17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두 이하로 줄게 된다. 연도별 연평균 모돈 두수(4분기 단순 평균)를 보면 17년 105만4천마리, 18년 106만3천마리, 19년 105만6천마리, 20년 101만9천마리로 증가세를 보이던 모돈 두수가 19년, 20년 연이어 크게 감소했다. 이는 무엇보다 당시 돼짓값 하락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가 모돈 감축의 주된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이후 21년 102만8천마리로 다시 회복되는 듯하던 모돈 두수는 국제 곡물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사태로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22년 101만2천마리, 23년 100만2천마리로 다시 줄었다. 그리고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생산비가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돼짓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생산비도 여전히 평년 수준에 비하면 높은 수준을 지속했던 탓에 농가들의 경영 여건이 녹록치는 않았다. 계속되는 ASF 확산의 우려와 각종 규제 강화의 흐름 속에 비단 경영 환경뿐만 아니라 마음 편히 양돈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 모돈 두수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ㅂ. 배추값

농축산물 물가 상승주범으로 몰려

농가 위한 농정대신 물가 대책만

올 한해 농축산물은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속적으로 지목받았다. 언론들은 물론이고 한국은행까지 거들고 나섰다. 식료품 가격을 고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과일, 채소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가격도 주요 고가 품목에 넣었고 언론들은 이를 구실로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이 외국보다 몇 배는 비싸다는 제목의 기사들을 내보내며 돼지고기 가격에 대한 오해들을 재생산해 냈다. 문제는 이 같은 사회적 인식이 농축산물의 수입 확대를 정당화하는 시각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 정부는 올해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를 대폭 확대했다. 돼지고기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쌀 만큼이나 우리 국민들 식탁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인 배추도 올해 할당관세가 적용됐다. 농민들은 불안했고 이에 정부에 항의도 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이 최우선 가치가 된 상황에서 정부는 그대로 할당관세를 통한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밀어붙였다. 더구나 올해 기록적 폭염으로 한 때 배추 한통에 2만원이 넘어가는 등 가격이 폭등하자 중국산 신선 배추를 들여와 배추값을 잡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더욱이 배추값 상승이 김장 시기와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돈의 김장철 특수에도 그 여파가 우려되기도 했다. 다행히 김장철로 접어들면서 배추값은 안정되기 시작했지만 기후 변화가 더 심화되고 있는 시대, 이 같은 농축산물 수급 불안은 더 잦아질 위험을 안고 있다. 결국 지금처럼 할당관세 등 수입확대 정책을 통해서는 물가 안정을 이루기 힘들 뿐더러 우리 농민의 설자리는 수입산에 빼앗기고 정부 세수는 세수대로 감소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결국 지금과 같은 농축산물 물가 안정대책은 수입업자와 수출국에만 좋은 일시키는 일이라는 사실에 정부는 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ㅅ. 수입 돈육

물밀 듯 쏟아져 월 5만톤 넘기도

냉장 수입 또 최고치, 한돈 위협

올해는 연초부터 돼지고기 수입량이 홍수를 이뤘다. 1분기 한 달 최소 4만톤 이상 들어오던 수입육은 4~5월에 이르자 5만톤까지 늘었으며 7월까지도 4만톤대가 유지됐다. 당연히 한돈업계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11월말 현재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42만7천톤을 기록, 지난해 동기간 37만톤에 비해 15.6% 증가했으며 18년 동기간 42만3천톤에 비해서도 다소 많았다. 올해 연간 수입량이 18년 기록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다음으로 많았던 22년 44만2천톤은 넘어서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입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욱 ‘불길’한 현상은 수입육 가운데 삼겹, 목살 등 구이용 냉장육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11월말 냉장육 수입량은 3만2천680톤으로 지난해 동기간 3만1천480톤에 비해 3.8% 증가했다. 12월 2천톤만 넘어도 올해 냉장 수입량이 작년 물량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되는 것이다. 22~23년은 할당관세가 있었지만 올해는 할당관세 없이도 냉장 구이용 부위의 수입이 줄기는커녕 더 증가한 것이다. 전체 수입량보다 냉장육이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한돈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올해 냉장육 수입이 많았던 것은 할당관세 시기 급증했던 수입 냉장육이 이미 한국 시장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여지가 충분하다. 이에 향후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과 함께 냉장육 수입 추이도 더욱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ㅇ. 아프리카돼지열병

금년 양돈장 ASF 11건 발생

경북 5건, 경남으로 남하 우려

올해 양돈장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1건 발생했다. 올해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 15일 경북 영덕에서 첫 발생 이후 △경기 파주(1월18일) △강원 철원(5월21일) △경북 영천(6월15일) △경북 안동(7월2일) △경북 예천(8월12일) △경기 김포(8월30일) △강원 화천(10월13일) △강원 홍천(11월3일) △경기 양주(12월16일)에서 총 11건이 발생했다. 권역별로 보면 경북에서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3건, 강원 3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영천 양돈장의 경우 2만4천두 규모로 특히 후유증이 컸다. 대규모 농장에 따른 역학 범위도 크고 산지 출하 이동제한으로 일시적으로 돈가가 급등하는 등 혼란을 초래했다. 또한 최근 발생한 경기 양주의 경우 ASF 멧돼지 발견 지역도 아니어서 발생 원인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이 같이 ASF(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2019년 국내에 첫 발생한 지 5년, 여전히 양돈장에서는 한달에 한번꼴로 산발적 발생하고 있다. 양돈장 발생은 누적 49건으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으나, ASF 야생멧돼지는 4천건이 넘으며 집돼지를 지속 위협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ASF 예방을 위해서는 ASF 광역 울타리에 투입한 예산만큼 백신 개발 관련 연구 및 농가 단위 방역 체계 관리에도 예산을 확대하는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ASF 남하 저지를 위해 설치한 광역 울타리를 두고 환경단체와 정부간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올 겨울 산양 등 야생동물 폐사에 광역울타리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광역울타리를 시급히 철거 또는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지면서 생태학적으로의 개선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축산단체 및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광역 울타리가 멧돼지 남하 지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ASF방역 기능은 할 수 있게 개선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ㅈ. 잔반 급여 재개

농축산부, ASF 단계 하향

잔반 급이도 조건부 허용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9년 9월 17일 국내 최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라 ASF 예방을 위해 가축전염병예방법(19조, 52조) 및 ASF 긴급행동지침에 근거하여 남은 음식물 이동제한 명령을 시행, 양돈장을 대상으로 남은 음식물 급이를 금지했다. 그러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위기 단계를 차등 조정하면서 남은 음식물 급이 재개도 조건부로 허용했다. 농축산부는 그간 국내 ASF 발생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남은 음식물을 통한 병원체 유입‧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던 점과 남은 음식물을 열처리하여 바이러스가 사멸되고 농장간 교차오염 방지 조치가 시행될 경우 방역상 위험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ASF 위기 단계 하향 조정(심각→주의) 시 남은 음식물의 양돈농장 내 반입 금지 명령이 해제된다는 근거를 들어 사전 대응 차원에서 남은 음식물 급여를 조건부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잔반 급여 희망 농가는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령이 규정하는 ‘폐기물 재활용시설’ 기준을 갖춘 잔반가공·처리시설을 갖춰야하며,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차단방역시설도 새롭게 설치해야 한다. ASF 예방을 위해 잔반을 처리하는 방식도 가마솥에 잔반을 끓인 후 직접 제공하는 재래식 자가처리 급여는 금지되고 승인된 처리시설에서 강화된 열처리 조건으로 가공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와 관련, 한돈업계는 잔반 급이가 재개되면 잔반농가들의 돼지가 2등급 이하로 저품질 돼지가 출하될 것으로 우려, 육가공업계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도매시장에 출하돼 자칫 전국 평균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도매시장에서의 잔반돼지 경락 제외를 통해 전국 평균 가격에 관여치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ㅊ. 축제

굵직굵직한 한돈 축제 잇따라

한돈 소비 및 이미지 제고 기여

올해 굵직굵직한 한돈 축제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한돈 소비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효자로 거듭났다. 한돈자조금은 지난 10월 제11회 한돈데이를 기념해 10일간 서울 성수동 소재 XYZ SEOUL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한돈의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성수동의 주요 방문층인 MZ세대를 포함하여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와 외국인에게까지 한돈의 우수성을 알렸다.

자조금에 따르면 이번 2024 한돈데이 팝업스토어에는 9일간 약 1만5천여 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팝업스토어가 운영되는 동안 블로그 및 SNS, 커뮤니티 등에서 수많은 후기 글이 올라왔으며, 입소문 덕분에 오픈 시간 전부터 약 400여 명 이상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한돈 팝업스토어 방문객은 2030 MZ세대가 약 73%(네이버 사전 예약 기준)로 가장 많았으며 이외에도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홍성군은 지난 11월 1~3일까지 홍주읍성에서 개최된 제2회 홍성 글로벌 바비큐 페스티벌에 3일간 55만 명이 방문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대중교통과 숙박업소 매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홍성군은 올해 고속버스 증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 행진을 이어갔으며, 장항선철도 매진, 홍성읍 숙박업소 매진에 이어 광천읍, 인근 덕산과 예산까지 숙박업소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홍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양돈농협도 지난 3월 15~17일 고품질 한돈 삼겹살과 향긋한 미나리를 주제로 ‘2024 미삼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우수한 품질의 한돈과 미나리의 소비촉진과 대내외 홍보를 위해 19년 시작돼 수년째 대구를 대표하는 명품축제로 자리 잡았다.

또한 제주의 대표 먹거리 축제, '2024 제주 도새기 축제'도 8년 만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청정 제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이번 축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시식 행사를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축제장에서는 돼지 관련 이색 이벤트와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무대가 마련되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 지역 한돈농가를 중심으로 전국 팔도 축제가 열리는 곳에 어김없이 한돈이 참여하면서 축제 자리를 뒷받침 하고 있다. 한돈 축제 및 지역 축제가 한돈 소비에 새로운 소비처가 되면서 한돈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ㅋ. 캔돈

도드람조합, 캔 삼겹살 ‘캔돈’ 출시

출시하자마자 완판 등 호평 일색

도드람양돈농협은 지난 6월 국내 축산물업계 최초로 삼겹살을 캔에 담은 제품 ‘캔돈’을 출시했다. ‘캔돈’은 말 그대로 ‘캔’안에 돼지고기가 있는 상품이다. 캔 맥주를 생각하면 쉽다. 캔을 따면 맥주가 아닌 먹기 좋게 잘라져 있는 삼겹살이 나온다. 돈육은 사각형 모양의 포장(MAP)팩이 일반적이지만 축산물 업계 최초로 캔 모양의 패키지를 적용해 야외에서도 보관이 용이하고 휴대가 간편하도록 제품을 구성했다. 캔돈은 삼겹살 300g이 한입에 먹기 좋은 두께로 잘라져 있어 가위 없이 간편하게 구워 먹을 수 있으며, 냉장 보관으로 10일 동안 신선도가 유지된다. 캔돈은 출시되지마자 입소문을 타면서 캠핑족 및 1인 가구, MZ세대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자인과 발상이 트렌디하면서 보관과 휴대가 간편하고, 돼지고기 품질도 매우 신선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내돈내산(내 돈주고 내가 산 물건)’ 후기글이 폭증하면서 캠핑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캔돈은 출시 이후 호평 받고 있다. 캔돈의 탄생 과정은 캠핑 중 번거로움을 느낀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협업과 토론을 거쳐 디자인이 구체화된 뒤, 개발과 유통까지 이어진 혁신적인 제품이다. 특히 혁신 제품 탄생의 뿌리는 ‘도드람문화’가 자양분이다. 도드람문화는 다름 아닌 ‘토론’의 활성화다. 도드람의 토론 문화는 정평이 나있다. 대의원회나 이사회가 개최되면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 반영을 위한 장시간 회의를 진행해 안건을 의결한다. 이런 도드람의 문화는 결국 소비 트렌드를 창조하는 DNA가 되면서 도전과 혁신의 자양분으로 지속 활용, 캔돈의 탄생에 기여하는 등 국내 한돈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ㅌ. 트럼프

트럼프 2기, 경제도 농업도 걱정

美 육류 급증 우려…한돈 긴장

올해 11월 치러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세계의 눈이 쏠렸다. 그리고 그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 내년 미국은 트럼프 2기를 맞게 됐다. 걱정들이 쏟아졌다. 세계 경제는 높은 불확실성 앞에 놓이게 됐는데 미국의 보호 무역 주의, 자국 중심주의가 다시 활개를 치고 그 결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뒷걸음질 칠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대미 흑자가 높은 한국도 보편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트럼프는 한국 농업, 특히 양돈업에도 피하고 싶은 상대였다는 점이다. 이전 트럼프 1기 당시 한국 양돈업은 사상 최대 돼지고기 수입량의 홍수 속에 불황을 겪어야 했는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닌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벌였고 그로부터 파생된 결과 중 하나로 한국이 중국으로 갔어야 할 미국산 돼지고기의 대체 시장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트럼프는 당선 이후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밝히며 1기가 재현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의 월령 제한 철폐 요구도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모두 수입산 가운데 미국산 비중이 가장 큰 품목들이다. 그리고 우려대로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입이 급증할 경우 이는 한돈시장에는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새해를 앞둔 한돈업계는 트럼프 2기를 불안 속에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됐다.


ㅍ. 폭염

역대급 여름 더위, 이례적 9월 폭염

폐사‧출하 지장 등 양돈 현장 직격

올해 한돈산업은 역대급 폭염을 빼 놓고는 얘기하기 힘든 한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6~8월)은 전국 평균 기온이 25.6℃로 평년(23.7℃)보다 1.9℃높아 73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 전국 폭염일수는 24일로 역대 3위를, 열대야일수는 20.2일로 1위를 기록했다. 올 여름은 내내 더웠다. 6월 중순 이후로는 기온이 계속해서 평년보다 높게 유지됐으며 특히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에도 기온이 높았다. 그런데 올해는 9월까지도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폭염과 열대야가 9월 중순까지 이어졌고 그 결과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24.7℃로 9월 기온으로는 역대 가장 높았다. 평년 한여름 평균 기온보다 높은 온도를 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 폭염일수는 6일, 열대야는 4.3일로 모두 역대 1위로 평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더위를 보였다. 10월은 한여름 수준의 더위는 아니었지만 전국 평균 기온이 16.1℃로 평년(14.3℃)보다 1.8℃높았다.

이 같은 역대급 폭염으로 직접적인 돼지 폐사도 10만마리를 넘는(10만5천마리, 6월 11~9월 19일 누적)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더위로 인한 성장 지체가 극심, 돼지 출하 두수와 출하 체중 감소까지 그 피해가 막심했다. 특히 이로 인해 한돈 시장은 돼짓값이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형성하기는 했지만 더위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만큼 불안도 동시에 따라다녔다. 양돈업계는 전 지구적 현상인 이상 기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한해였다. 그리고 올 폭염은 이제 더 이상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동시에 고조된 한 해였다.

 


ㅎ. 환율

트럼프 당선‧탄핵 이후 1,400원대로

당분간 고환율 불가피, 사료비 불안

고생산비로 고생하던 농가들에게는 올해 사료값 인하가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하는 배합사료가격(공장도) 동향을 보면 23년 연평균 778원/㎏까지 올랐던 양돈 배합사료 가격은 올해 10월말 기준 733원까지 낮아졌다. 국제 곡물시세가 꾸준히 하락 안정세를 보인 때문이다.

그런데 더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환율이 하락세에 제동을 건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국제곡물 관측 자료를 보면 11월 관측 자료까지만 하더라도 4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는 131.2로 3분기(132.9)보다 1.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12월 관측에서는 4분기 수입단가 지수가 135.5로 3분기보다 2% 오를 것으로 관측이 수정됐다. 당초 전망치에 비해 3.3% 상향 조정된 것이다. 옥수수와 밀 수입 단가는 하락하지만 대미 환율이 상승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트럼프 당선으로 원화 약세 기조가 더 뚜렷해지며 11월 환율은 1천393.38원으로 전달보다 2.4% 올랐다.

여기다 12월 들어 국내 정치적 불안도 환율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 3일 밤 비상 계엄 이후 환율이 급등, 1천400원 중반대가 지속되고 있다. 탄핵 이슈를 비롯해 정치적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환율은 단기간 내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곧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데 양돈업계로서는 당장 사료값이 다시 오르지 않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