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광역울타리 놓고 '옥신각신'

3년간 광역 울타리 3,000km 설치 환경단체, 야생동물 폐사 원인 지적 이동통로 차단, 폭설로 고립돼 폐사 정부 "합리적 방안 마련해 개선" 강조

2024-09-10     김현구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설치된 광역 울타리가 환경단체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산양 등 야생동물 폐사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에서다. 이에 광역울타리를 시급히 철거 또는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지면서 생태학적으로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ASF 광역 울타리가 멧돼지 남하 지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ASF방역 기능은 할 수 있게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이기헌‧임호선 의원 주최, 한국환경생태학회 주관으로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관리실태 진단 및 야생동물 피해대책 방안’ 마련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환경부가 지난 3년간(19~22년) 아프리카돼지열병 남하 방지를 위해 총 3,000km에 달하는 광역 울타리 설치 이후 생태계 단절로 인해 야생동물 폐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산양’이 1천마리가 폐사, 주요 원인이 ASF 광역 울타리 설치로 인한 고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 ASF 방역 대응 고찰’이라는 발제를 통해 ASF 울타리와 산야 폐사간 연관성은 매우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산양의 최대 서식지 중 한 곳인 강원 화천 지역의 경우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곳곳에 존재했으나, 23년도 10월 설치된 광역울타리 인해 모두 차단됐다”며 “지난 겨울 이 곳에 잦은 폭설로 산양들은 이동이 원활치 못해 고립, 결국 많은 수의 산양들이 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 시점에서 고밀도로 설치된 울타리를 생태학적으로 부정적인 여파를 감수하며 존속시켜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정토론에서 오연수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광역 울타리에 대한 효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관계부처가 유기적 협력과 데이터 기반을 통해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환경부가 야생멧돼지 ASF 양성 데이터와 아울러 음성 데이터까지 제공해야 야생멧돼지와 사육돼지간 ASF 전파를 예측해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ASF 차단 울타리는 발생 초기 확산 속도를 지연시키는 목적은 달성했으나 현재의 변화된 발생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은 개방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가 긍정적으로 검토돼야 하며 아울러 ASF 울타리는 양돈장 주변에서 전파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변경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과장은 “가축방역의 중요성 만큼이나 환경‧생태 보전 필요성이 있는 만큼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야생멧돼지 ASF 차단울타리 효과 분석 및 관리 개선 방안’ 연구 용역을 토대로 향후 ASF 차단 울타리의 합리적 운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윤환 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은 “향후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통해 개방 구간 선정과 단계적 개방 시기 등을 포함해 ASF의 확산 저지 기능은 유지하면서 생태친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 로드맵을 내년까지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