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열 받고 속 터지는 양돈현장이 안타깝다!

2024-08-29     양돈타임스
신현덕

역대급으로 지리하게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175년 만의 더위라고도 했다. 비 오고 나면 시원해질까 하고 내심 기대했지만, 오히려 습도만 올라갈 뿐 온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적 기상이변 때문이라 하고, 그나마 지진 없는 것이 다행이다 싶다.

돼지들 생각하면 에어컨 켜고 선풍기 돌려대기가 미안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더위 대책으로 냉방 시스템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던 농장도 돼지들이 먹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맞추기엔 역부족인 더위가 지속되었다. 온갖 수단을 다해 돼지들 시원하게 하려고 애를 썼지만 비육돈과 모돈의 호흡수를 분당 60회 이하로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쾌적한 사육환경에서라면 비육돈과 모돈의 정상적 호흡수는 1분당 20~30회 언저리이다. 환경온도가 26도, 습도가 60%를 넘어가면서 성돈의 1분당 호흡수는 60회를 넘기 시작한다. 호흡 생리적 임계상황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체온도 올라가고 입맛이 떨어진다.

이른바 열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혹서기 상황은 체감온도가 30도를 훨씬 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돼지들이 숨 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고역스러울 정도였다. 열스트레스는 고체온증, 장누수증후군을 일으킨다. 돼지들의 사료섭취량은 저하되었고, 면역력은 바닥을 보이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저런 전염병 발생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가 된다. 사라지지 않은 PED, 여전히 확산중인 고병원성 신종 PRRS, 세를 넓히어 가는 ASF가 공포스럽다.

열 스트레스 후유증으로 아주 많은 농장에서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키운 질환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위식도부 궤양(POU, Pars Oesophageal Ulcers)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위궤양의 한 형태인 것이다. ‘열 받아서 속 터져 얻은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혹서기간 중에 자돈에서부터 비육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구간에서 증상이 나타났는데, 폐사된 돼지 부검소견으로는 위출혈, 위내 혈괴, 소장부터 대장까지 혈액이 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위를 절개하여 내부를 씻어내 보니 위내 식도부 궤양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식도가 위와 연결되는 부위인 위식도부에 궤양이 형성되고 혈관파열로 인한 출혈이 생긴 것이다. 위축 환돈에서는 위식도부 점막에 부전각화, 궤양 등의 다양한 병변이 있었다.

일반 비육돈 생산농장의 80~90%는 PRRS, 써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글래서병균, 마이코플라스마균, 파스튜렐라균, 연쇄상구균 등 세균들이 복합감염되어 발병하는 복합호흡기증후군(PRDC) 전염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폐렴에 걸린 돼지 비율이 높다. 당연히 호흡기 감염증에 걸린 돼지들은 열스트레스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사료섭취량은 저하되고 물 섭취량은 많아지면서 위 내용물이 진한 막걸리 형태로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속병이 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정상적 사료섭취 패턴이 무너지는 것이 이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사료입자가 미세한 펠렛사료 섭취는 위 통과속도를 높이고 위 내용물의 유동성을 높여 위 건강에 해롭게 작용한다.

위식도부 점막은 중층편평상피로 되어있는데 위산, 담즙, 위내 소화효소에 아주 취약하여 그들에 노출되면 쉽게 손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증가는 속을 쓰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 폐렴 치료한다고 아목사실린제와 아세토아미노펜제제를 남용하는 것도 위 건강에 해롭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변이주가 위궤양을 일으키긴 하지만 위식도부 궤양과는 상관성이 낮으며 일부 푸소박테리움균속 감염이 위식도부 궤양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으니 사료 및 급이기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혹서기 열 스트레스, 복합호흡기증후군 감염증 및 돼지가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는 위식도부 궤양 발생률을 높였다. 다산성 모돈에서 태어난 돼지들이 이 질환의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대책 및 치료 방법으로서는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촉발요인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료도 살펴보고, 위 내용물의 유동성이 높아진 이유를 찾아내어 해결해줘야 한다.

복합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대책과 열 스트레스 예방 대책은 필수적 요건이 된다. 사료섭취량 패턴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 요인이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비타민E같은 항산화제 첨가와 소화 효소제도 도움이 된다.

자돈부터 비육돈까지 위축돈이 생기거나 급사를 하는 경우에 그냥 폐기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수의사의 부검과 병성감정을 받아보기를 권장한다. 자돈~비육돈에서 사고돈이 생기면 PRRS, 써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그리고 세균 복합감염에 의한 것으로 지레짐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고돈가 시기임에도 돈육 가격은 기대 이하이고 사료가격은 여전히 높다.

신종 PRRS, ASF 발생도 스트레스를 키운다. 돼지를 시원하게 해주고 싶어도 비싼 전기료 걱정이 앞선다.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한돈인들의 속병도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