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거도 끝났다, 이제는 돼짓값이다

야반도주 소문날 정도로 경영 최악 수매와 홍보 강화해 불황 벗어나야

2024-04-25     김오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기간 때 양돈농가와 업계는 숨죽이며 조신(操身)했다. 물가 안정이란 당국의 큰 틀에 협조했다. 돼짓값이 작년 추석 이후 생산비 수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혹여 물가 불안에 누(累)가 될까 기다렸고 참아왔다. 지육 kg당 5천원대만 돼도 ‘할당관세’라는 트라우마 때문에 반갑지도 않았고 오죽했으면 5천원 이하로 내려가길 기대하는 이도 없지 않았다.

이제는 달라졌다. 여소야대(與小野大)로 행정부도 긴장하겠지만 농가와 업계는 ‘낮은’ 돈가 때문에 긴장을 넘어 휴폐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양돈장을 그냥 놓고 야반도주하는 농가가 있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로 돼짓값이 근래 최악이다. 더욱이 문제는 앞으로도 돼짓값이 상승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5~6월 돈가가 오른다고 전망됐지만 고금리 고유가 고물가로 돼지고기를 구매할 여력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선 올해는 돈육 할당관세가 없다고 재천명하고 일단은, 돼짓값 상승에 도와줘야 한다. 자조금의 수급안정자금(예산 87억원)을 방출, 일부 한돈 물량을 시장과 격리해서 돼짓값을 끌어올려야 한다. 물가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농가들, 특히 여신(與信)으로 사료를 구매하는 농가들의 ‘경영 절박함’을 완화해줘야 한다. 고금리로 인한 농가의 여신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자칫 잘못하면 농가와 사료 동약 등 업계 모두 공멸할 수 있다.

무엇보다 5~6월 출하감소와 봄나들이에 따른 일시적 돈가 상승에 취하지 말고 자조금 관리위는 한돈 소비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고금리 고유가 여파로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또 수입 돈육도 역대 두번째 수준(첫째는 2018년)이다. 돼지고기가 여기저기서 넘쳐나고 있다.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통해 한돈 소비를 올려야 한다. 3.3데이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지역별로 전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아야 한다. 소비 제고를 위한 지혜를 찾아야 한다. 못 찾으면 남에게서라도 구해야 한다.

농가들은 생산비 절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1마리라도 더 살리려는 생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긴축 경영’을 통해 불황의 골을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高)영양 사료 급여도 중요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폐사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특히 이유 후 폐사 감소에 집중해야 한다.

요즘 한돈 소비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지난 10년은 코로나 이전이었고 저금리 시대였고 FTA를 맺었다 해도 관세가 있었다. 오늘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더 긴장되고 더 힘들고 더 두렵다. 만만하게 대응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 나쁜 예감이 든다. 돈가 안정에 대한 당국자의 발상 전환과 자조금 관리위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