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퇴양난’ 양돈, 자조금이 나서라

정부-소비자 눈치에 꼼짝 못해 양돈 우호 여론 만들어 극복을

2024-04-11     김오환

현재의 양돈상황을 사자성어로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다면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앞으로 나기도 뒤로 물러서기도 어려운 처지다. 정부는 돼짓값이 5천원을 넘으면 ‘할당관세’라는 칼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육가공업체에 대해 생돈 구매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는 등 돼짓값 동향을 현미경 놓고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농가는 5천원을 반갑지도 않는다. 생산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5천원으로는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농가들이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뇌관이 깔려 있다. 24년 농업전망에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던 돼지고기 수입이 줄기는커녕 되레 늘고 있다.

1분기 돈육 수입량은 12만7천여톤으로 작년동기(10만2천톤)대비 24.5%가 늘었다. 설상가상으로 2분기도 돈육 수입량이 감소할 여지가 낮다는 점이다. 연중 돈육 수입량이 가장 많은 시기가 2분기여서다. 그렇다고 농가로선 양돈이라는 천직을 떠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다.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 그게 농가의 운명이자 숙명이다.

하지만 농가 혼자 이겨낼 수 없다. 조합도 있고 협회도 있지만 단체 특성상 같이 모여서 같은 장소에서 한목소리를 내기기란 힘들다. 그렇지만 양돈업에 ‘자조금’이란 돈이 있고, ‘자조금 관리위’라는 조직이 있다. 자조금은 돼지 출하 때마다 갹출, 모아둔 돈으로 필요할 곳에 사용하는 돈이다. 연구사업도 하고~한돈 홍보도 하고~돼짓값이 하락했을 때 수매 비축도 하고~다양하게 사용, 양돈업을 안정적인 이끌고 가자는 게 주목적이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 양돈업 상황은 진퇴양난이다. 정부를 설득해야 하고 소비자를 납득토록 해야 한다. 돈으로 로비하자는 게 아니다. ‘양돈’ 우호적으로 여론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번 삼삼데이 때, 농가와 업계는 삼삼데이 여론 후속을 궁금했고 긴장했다. 작년처럼 ‘과지방’ 여론으로 한돈이 비난받을 줄 알았으나 업계의 선제적 대응으로 깔끔하고 무탈하게 넘어갔다.

최윤재 서울대교수와 허선진 중앙대교수는 일간지 기고를 통해 삼겹살 지방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라고 논리적으로 주장, 삼겹 과지방에 대한 오해(誤解)를 불식시키면서 1년 내내 이어온 논란을 잠재웠다. 이것은 양돈업계가 여론을 통해 일부(언론이나 채식주의자)의 오판(誤判)과 오도(誤導)를 바로 잡아 정확하게 알릴 수 있었던 기념비적인 대처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추석이후 양돈업 현실이 만만치 않다. 그로기 상태다. 안정적인 돼짓값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이에 나설 곳은 자조금밖에 없다. 한박자 빠르게 대체했으면 한다. 한박자 느리면 할 일이 두배로 늘어나고 복잡해지고 될 일도 늦게 된다. 자조금이 농가에 희망을 줘야 한다. 그 희망이 몽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철저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럴 때 농가들의 자조금 갹출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