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정부 ‘방역 조급증’ 농가만 피해
지난 9월23일 이낙연 총리는 “ASF가 한번 들어오면 완전 퇴치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실제로 스웨덴이 35년, 체코가 22개월, 몽골이 1개월 걸렸다”며 “우리가 몽골보다 더 잘할 수 있다. 1개월까지 가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ASF 발생이 확산되자 “매뉴얼을 뛰어 넘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지나치다 싶은 정도의 방역이 낫다. 부실한 방역 보다는 과잉 방역이 더 낫다”고 방역 당국에 주문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조기 박멸을 지시했다.
이 발언 이후 방역당국은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가 지역 500m 살처분→ 3km 살처분 → 지역 단위 살처분’으로 점차 확대했다. 이에 따라 ASF가 발생한 농장은 14농장인데도 불구 수매·도태를 포함 총 245농장의 37만두가 살처분되거나 수매됐다. 특히 철원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지속 검출되자, 정부는 강화, 김포, 연천, 파주에 이어 철원 지역 에도 ‘희망 수매’를 가장한 지역 단위 살처분을 서둘러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방역당국의 방역 정책에 대해 이제 해외 ASF 전문가들까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돼지는 경제적 동물이기 때문에 살처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산업 전체 피해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들의 우려대로 현재 한돈산업은 농가 피해, 가격 폭락, 소비 하락 등 삼중고로 한돈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조기 퇴치를 이유로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지역 단위 살처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방역 조급증’에서 탈피, 야생 멧돼지 폐사체 검출 확대 및 개체수 조절 정책으로 전환하고, 농가 단위 살처분 정책 중단을 통해 한돈산업을 정상화 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