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탕박 지급률제보다 ‘등급제’ 조기 안착돼야(12/14)

2017-12-14     양돈타임스
[기획특집]탕박 지급률제보다 ‘등급제’ 조기 안착돼야

11년 대표가격 박피서 탕박으로 전환
15년 농가-육가공 ‘탕박등급제’ MOU
‘계란’ 파동 후 박피 도축 중단 여론
탕박 정산, 공감하면서도 혼란 우려
‘도축비’ 부담 놓고 농가-업계 갈등도
소형 유통업체 적극적인 참여 필요

○…지난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는 돼지 값 안정 차원에서 한돈 경락 기준 대표가격을 ‘박피’에서 거래량이 많은 ‘탕박’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돼지 정산 방법은 신속히 전환되지 않으며, 대부분 박피 가격을 기준으로 정산 체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도축장 및 도매시장에서 박피 도축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박피 가격이 미(未)고시, 향후 돼지 가격 정산은 탕박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돈타임스는 박피에서 탕박으로의 전환 과정 및 이에 따른 현안을 짚어 본다.…○

박피서 탕박 전환으로의 과정

■돼지가격 정산 변경 진행 과정=지난 2011년 한돈 경락 기준 대표가격이 ‘박피’에서 ‘탕박’으로 전환됐지만, 현장에서는 박피를 기준으로 정산 체계를 유지했다. 이는 박피 정산 체계에서 탕박 정산 체계로 전환 시 지급률 상향에 대한 기준이 없어 농가들이 손해를 입을 것으로 판단, 탕박 정산으로의 전환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년 후 2014년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전체 도축 두수 중 박피 물량이 2%를 차지해 박피 가격이 정산 가격으로써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협의회는 ‘돼지가격 정산 방법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진행 후 결과에 따라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키로 결정했다. 지난 2015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 한돈협회, 육류유통수출협회, 축산물처리협회, 양돈조합장협의회는 돼지 가격 정산 방법 개선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체결 내용은 △돼지 가격 정산은 등급제 정산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돼지 가격 정산 시 현행 박피 정산을 기준으로 탕박으로 전환 시 5.5%±α로 자율 조정한다 △가격 기준은 전국 돼지 평균 가격 기준으로 한다 등이다.
업무 협약을 바탕으로 2015년 12월 양돈조합 및 농협목우촌이 등급제 전환에 대한 MOU 체결에 따라 이들 조합들은 탕박 등급제를 도입해 실시 중이다. 그러나 이들 외 일반농가 및 육가공업계에까지 확산은 더디게 진행됐다. 이는 탕박 등급제 적용이 현장에서는 쉽지 않은데다 육가공업계가 탕박 등급제 대신 탕박 지급율제를 요구, 지급률 상향 기준이 농가에 흡족하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2017년 9월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정부 및 도축업계에서 박피 도축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축산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박피 도축 시 위생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다면 한돈업계가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비자단체 중재 아래 축산물처리협회는 올해 9월과 11월 이사회를 통해 박피 도축을 중단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박피 가격은 박피 도축 중단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고시 되면서 돼지 가격 정산체계 역시 탕박 가격중심으로 전환될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정산되나=박피 가격이 고시되지 않음에 따라 탕박으로 정산이 이뤄져야 된다. 현재 탕박 중심의 정산 방식은 크게 2가지다. 첫째, 탕박 등급제 정산이다. 등급제 정산은 한돈업계가 주창하는 가격 정산의 최종 목표다. 등급제 정산이 정착되면 농가, 육가공업체,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정산 체계 모델로 꼽힌다. 등급제 정산 방식은 ‘개체별 지육중량×탕박 성별등급별 가격’으로 돼지 품질 등급이 높으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낮으면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제도기 때문에 모두에게 공평하게 운영된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탕박 지급률제다. 등급제 적용이 어려운 농가들은 탕박 지급률제를 적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일률적인 지급률 상향 기준이 없어 농가와 육가공업체간 분쟁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돼지 도체 특성상 탕박의 지급율이 박피보다 높기 때문에 박피에서 탕박 지급율제로 전환시 기준 박피 지급율보다 상향해서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별농가들의 거래 특성상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탕박 정산 전환에 따른 현안=농가를 대표하는 한돈협회는 육가공업체들의 일방적인 박피 중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박피 중단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한돈산업 큰 틀에서 박피 도축 중단은 공감하나, 갑작스러운 박피 중단으로 현장에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돼지 정산 방법은 탕박 등급제가 가장 바람직, 탕박 지급률제는 농가와 육가공업계간 지루한 줄다리기 싸움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급율 1% 상향·하향으로 농가와 육가공업계간 손익이 오고가기 때문이다.
이에 협회는 지난 5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탕박 지급률을 기준으로 돼지 정산을 하는 농가의 경우 기존 박피 지급률에 따른 탕박 전환 시 지급률 분석표를 마련해, 농가에 널리 홍보키로 했다.<표 참조> 분석표는 3년간 가격 평균을 기준으로 제작됐으며, 농가들이 이 표를 기준으로 육가공업체와 거래 시 참조하도록 당부했다.
탕박 정산 시 또 하나의 쟁점 사항은 도축비 부담 부분이다. 그동안 도축비는 농가들의 부산물 값으로 대신해 왔으나, 최근 일부 육가공업체에서 탕박 등급제를 적용할 경우 도축비를 농가에게 부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축비와 부산물 가격은 약 1만원 차이로 농가들이 도축비를 부담할 경우 1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손익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탕박 정산 조기 정착 방안=현재까지 가장 바람직한 돼지 정산 방법은 ‘등급제’가 꼽힌다. 등급제가 정착되면 향후 돼지 품질, 가격 면에서 수입 돈육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출하전 절식 문제에 따른 각종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그러나 탕박 지급률 정산방법은 지급률 조정에 따른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박피 도축 중단에 따른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탕박 등급제가 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양돈조합 및 대형 육가공업체 대부분은 이미 탕박 등급제를 실시, 제도 변경에 따른 농가손실을 장려금을 통해 보전해 주고 있다. 문제는 소규모 농가 및 업체들이다. 현재 육가공업체들을 대변하는 육류유통수출협회의 회원사는 전체 육가공업체 수 대비 그리 많지 않다. 대형 육가공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원사가 아닌 육가공업체는 양(兩)협회와의 협약 사항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어, 거래하는 농가와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산 변경 방법 변화에 따른 농가의 손실이 없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이 같이 탕박 정산이 현장에서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조합, 대형육가공업체에서 시행 중인 탕박 등급제 시행 과정을 상세히 분석해 소규모 농가들에게 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홍보 노력이 시급하다. 또한 등급제 시행이 시장에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 변경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