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특별인터뷰]“안전·품질·가격서 경쟁력 제고를”(1/6)
[특집-특별인터뷰]“안전·품질·가격서 경쟁력 제고를”(1/6)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소비자 시대 한국 양돈업 어디로 가야하나
[특별인터뷰]“안전·품질·가격서 경쟁력 제고를”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

돼지 밀사 근절 통해 질병 발생 줄여야
열병 청정화만이 국내 양돈업 살아남아
국산 돈육판매점 인증제 확대 적극 추진
MSY 22두 위한 교육 프로그램 실행도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는 그 어떤 새보다 우아하며 평온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겉으론 유유자적하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는 실제로 물 위에 떠있기 위해 쉴 새 없이 두 다리를 움직이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 양돈업에도 ‘백조’ 같은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양돈 생산자들을 대표하는 김동환 양돈협회장〈사진〉이다. 김 회장은 재작년 취임 후 2년 동안 소리 없이, 조용히 움직이며 활동해 왔다. 이에 혹자들은 김 회장의 근황을 궁금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하다 싶을 정도로 지내온 것처럼 보였던 그는 사실 양돈협회에, 국내 양돈업에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수시로 점검하고 양돈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지난해 대일 수출을 위한 돈열 청정화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 가축분뇨 해양배출 50만톤 증량, 국산 돈육 판매점 200여곳 인증 등이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해왔던 김 회장의 시간들을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양돈농가들을 위해 나아가 양돈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에 만나 기축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가 내리는 추운 날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향기 좋은 유자차 한 잔을 시작으로.
인터뷰 내내 김 회장은 “돼지열병 청정화는 세계 경쟁에서 국내 양돈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라며 돈열 청정화의 중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이에 양돈협회는 지난해를 ‘돼지열병 청정화 원년의 해’로 선언하고 김 회장은 돈열 청정화에 대한 정부 지원을 위해 관계자를 지속적으로 만나며 청정화의 중요성 대해 공감을 이끌어 냈다. 대표적인 것이 ‘돼지열병 청정화 추진본부’를 결성키로 한 것이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양돈농가들을 대상으로 돈열 백신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청정화의 지름길은 시기에 맞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입니다. 돈열 백신은 40일령과 60일령 2번에 걸쳐 진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돼지들이 질병에 많이 노출되는 때로 양돈농가들이 백신 접종으로 오히려 질병을 더 얻을까봐 접종 자체를 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접종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교육을 집중 강화할 계획입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돈열 청정화에 대한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정부의 마음을 움직였다. 바로 지난 12월 8일 농림부가 ‘돼지열병 청정화 계획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통해 오는 14년까지 청정화 선언을 목표로 총 3천억원에 달하는 예산 투입을 검토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양돈농가들은 물론 업계 모든 사람이 환호성을 질렀다.
김 회장이 또 하나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수입 돼지고기와 국산 돈육을 차별화하기 위한 ‘국산 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제’다. “돼지고기 둔갑판매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키 위한 방안으로 ‘국산 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제’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양돈협회와 소비자단체 대표로 구성된 ‘인증심의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통해 200여개의 식육 판매점에 대해 서류 및 현장 심사 등을 거쳐 국산 돈육 판매 인증제를 수여 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이들에게 다양한 판촉행사 및 홍보 지원은 물론 서비스 교육 등 매출 신장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방침입니다.”
특히 그는 농가들의 양돈장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축분뇨 해양배출 성분검사 비용을 130억원이나 절감하는 쾌거를 이뤘다. “분뇨 성분 검사는 회당 130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향후 4년간 매해 검사 받아야 해 농가들의 부담이 매우 큽니다. 고환율로 사료 값이 끊임없이 오르는 등 농가들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여러 차례 논의한 결과, 성분 검사 비용을 단체 공동 구매로 45만원에 실시할 수 있는 성과를 일궈냈습니다.”그의 노력과 집념으로 농가들은 향후 검사비용을 130억원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작년 초부터 계속된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 양돈농가들을 돕기 위해 사료안정기금도입과 해외 시장 개척 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양돈농가를 비롯한 축산농가들은 특별사료구매자금 1조5천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 돈육 생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HACCP’ 지정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협회는 농림부가 지정한 해썹 교육기관입니다. 이에 협회는 작년에 8차례에 걸쳐 총 200농가에 대해 해썹 교육을 실시, 이 가운데 44개 농가가 해썹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말까지 해썹 인증을 받은 양돈농가 140군데 중 3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양돈농가들의 해썹 지정을 위해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입니다.”
그 외에도 양돈업 발전을 위해 김 회장이 일궈놓은 결과물은 대단했다. 자연순환농업경진대회 등으로 가축분뇨 자원화 이용 높이기, 생산성 향상 등 교육사업 실시, 군납 단가 10% 인상, 양돈장 면허제 도입 연구 등 다양한 조사연구 사업 실시 등이 그것이다.
이쯤 되자 향기롭던 유자차는 어느새 비워지고 찻잔에는 다시 커피가 채워졌다. 커피 한 잔과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양돈타임스 신년기획 특집기사 주제인 ‘소비자 시대에 한국 양돈업은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김 회장은 “첫째는 안전성, 둘째 위생, 셋째 품질, 넷째 가격입니다. 이 네 가지 모두 경쟁력을 가지지 않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먼저 안전성과 위생을 위해서는 질병과 방역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질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썹도 중요하지만 해썹이 질병 줄이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합니다. 해결책은 ‘돼지 밀사를 방지’하는 기본이 지켜지는 것입니다. 또한 항생제 투여 목적은 ‘치료’가 아닌 ‘예방’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진다면 안전성과 위생은 물론이고 건강한 돼지들로부터 고품질의 돈육이 생산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취임 후 국내 양돈업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다양한 활동을 해온 김 회장의 내년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올해는 돈열 청정화 사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본격적인 서막을 여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써코 백신 지원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청정화를 이루도록 모든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모성 질환 근절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일조할 것입니다. 다행히 내년에는 써코 백신 공급이 늘 것으로 보여 폐사율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틀이 제공돼 있습니다. 또한 분뇨 자원화를 통한 자연순환농업의 정착과 환경친화 양돈업 기반 조성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국내산 돈육 안전성 강화와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기틀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MSY 22두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정립과 실행에 힘쓸 것입니다.”
2시간이 넘는 긴 시간의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지친기색 없는 김 회장. 그동안 백조처럼 유유자적하게 지내온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남들이 쉽게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이루기 위해 쉴 틈 없이 노력해왔다. 이처럼 보이지 않은 김 회장의 열정이 국내 양돈업의 눈부신 미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김 회장이 있기에 양돈농가들은 오늘도 양돈장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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