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송년특집] 고환율 고생산비 고돈가, 고(高·苦)로 시작 생(生)으로 끝나
[2008 송년특집] 고환율 고생산비 고돈가, 고(高·苦)로 시작 생(生)으로 끝나
  • by 양돈타임스

고환율 고생산비 고돈가…고(高·苦)로 시작 생(生)으로 끝나

○…08년 양돈인들은 모처럼의 고돈가에도 ‘좌불안석’해야 했다. 언제 또 오를지 모를 사료 값 때문에 그랬고 삼겹살 가격에 판매를 시작한 미산 쇠고기 때문에도 그랬다. 위안을 주는 일도 없지 않았다.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기 힘들었고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가 의무화된 것이 그것이다. 올해 양돈업에 빼놓을 수 없는 주제들을 선정, 한 해를 돌아봤다…○

ㄱ=고환율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처럼 멈출 줄 모르고 끝없이 올랐던 환율. 이로 국내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봤지만 고환율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국내 양돈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말 9백원대에서 1월부터 상승, 5월에 1천37원으로 1천을 넘어서며 9월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급등, 10월 1천327원, 11월 1천390원, 12월 현재 1천439원으로 계속 강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금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93원으로 작년 연평균 929원 대비 17.6%가 높다. 이 같은 고환율로 인해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배합사료 업체들은 사료 값을 금년에만 6차례 인상(1월, 3월, 5월, 7월, 10월, 12월)했다. 반면 고환율로 돈육 수입량은 감소하면서 국내 돼지 값 상승에 한 몫을 해 올해 고환율은 양돈업에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했다.

ㄴ= 늦더위

해를 거듭할수록 온난화 등 이상 기온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8월 30℃를 넘던 날씨가 갑자기 23~25℃ 수준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9월에도 30℃를 넘는 날이 이어지는 등 예측하기 힘들었다. 특히 올해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10월 전국의 평균 기온이 16.1℃로 전년 15.1℃보다 1℃ 올랐으며 최고 기온도 21℃로 전년 19.6℃보다 1.4℃ 높았다. 9~10월 이처럼 ‘여름 같은 가을 날씨’에 양돈장에서는 출하할 돼지가 2~3주씩 지연, 밀사가 불가피해지면서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크게 늘었다.

ㄷ= 돈육선물

지난 7월 21일 돼지고기가 국내 농축산물로 가운데 처음으로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됐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다. 돈육 선물 개장으로 양돈농가들은 돈가 폭락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육가공업체는 가격 상승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런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거래량은 저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돈육 선물 일평균 계약건수는 지난 7월 158건, 8월 143건, 9월 147건, 10월 149건, 11월 149건으로 하루 1천건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선물 시장에 진입하려면 1천500만원의 예탁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 돈육 선물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증권건물거래소는 거리 홍보를 적극 실시하고 선물협회는 상금 4천만원의 ‘돈육 선물 실전투자대회’를 실시키도 했다.

ㄹ= 라벨(원산지 표시)

쌀과 쇠고기에 이어 지난 12월 22일부터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면적에 상관없이 전국 모든 음식점과 집단급식소 등에서 돼지고기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 허위표시가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미표시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원래 음식점에서의 돈육 원산지 시행은 내년에, 그것도 큰 음식점에 한해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촛불’ 영향으로 전면 실시된 것이다. 이로써 수입산에 잠식당했던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을 되찾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ㅁ= 모돈 감소

고생산비로 인한 양돈 불황 여파로 모돈 수가 크게 줄었다. 작년부터 시작된 고생산비 양돈구조로 적자가 심화되면서 폐업 농가 증가는 물론 규모를 줄이기 위해 모돈을 감축하는 곳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난이 극심했던 지난 3월 모돈 두수는 93만6천마리로 전분기 104만마리 대비 6.8%, 07년 동기간 106만마리보다 7%가 줄었다. 이후 돼지 값 상승에도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모돈 입식 실적이 저조, 9월은 연초보다 더 적은 91만9천마리로 6월에 비해 1.9%, 07년 같은 기간 101만3천마리 대비 무려 9.3%가 줄었다. 지난 01년 3월 91만마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9월말 모돈 사료량은 80만3천톤으로 전년에 견줘 5%가 적게 생산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 모돈 감축 영향으로 내년 돼지 출하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ㅂ= 백신

써코바이러스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양돈농가들은 써코바이러스에 의한 PMWS, PRRS 등 돼지 소모성 질환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왔다. 다행히 올해 베링거인겔하임이 써코바이러스 백신 공급을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는 5월부터 내년 6월까지 써코바이러스 자가 백신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더 많은 농가들이 써코 백신을 사용할 수 있었다. 더욱 반가운 소식은 백신을 접종한 농가에서 자돈의 폐사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중앙백신연구소 △대성미생물연구소 △코미팜 △메리알 △인터베트 등 5개사가 써코 백신을 출시할 것으로 보여 써코 백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편으론 돼지 소모성 질환으로 인한 양돈장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ㅅ= 수출사업단선정

미국에 이은 EU와의 FTA, 미 쇠고기 수입 재개 등 축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국산 돈육이 점점 자리를 잃어갈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학계 그리고 양돈업계가 돈육 수출 활성화를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 6월 도드람과 부경양돈이 주관, 학계 및 지자체가 참여하는 ‘돼지고기 수출 연구 사업단’이 출범된 것이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향후 5년간 50억원의 지원 아래 △맞춤형 돼지고기 생산을 위한 종돈 기술 △맞춤형 사료 생산기술 △사양기술 및 자동화 기술 △육즙 손실 절감 기술 △포장기술, 기자재, 디자인 개발 등 생산·가공·도축 모든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키로 했다. 이를 통해 수출에 적합한 유통시스템 확보는 물론 대일 수출 재개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국내 양돈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ㅇ= 열병

돼지 열병 근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돼지고기 수출을 위한 첫 관문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 이에 정부는 돈열 청정화 기반 조성, 실시, 확인의 청정화 3단계를 마련해 적극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항체 양성률 80% 미만 농가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강구됐다. 아울러 제주도의 대일본 돈육 수출 재개를 위해 돈열 양성 모돈 도태사업을 진행, 두당 2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아직 돈열 청정화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올해 11월 중순까지 돼지 열병은 7건 99마리서 발생, 지난해 5건 58마리보다 2건, 41마리(70.7%) 늘었다. 또 돼지 열병 항체 양성률 80% 미만 지역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ㅈ= 자조금 감사

농림부는 양돈자조금 사업에 대해 지난 1월 처음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농림부는 △축산단체장의 관리위원장 겸직 △자조금사업으로 인한 수입금과 법적 한도액 초과 비용 반납 △소비홍보분야에 편중된 사업 △사업비 부당 청구 △협회가 운영 중인 일부 사업을 자조금관리위원회로 이관 등 일부 자조금사업에 대해 시정, 개선토록 했다. 농림부는 또 개선방안으로 △8인으로 예산 편성위원회로 구성하고 분야별 전문가 참여 의무화 △사업 대행사 선정 시 전문가 평가위원 3배수로 위촉·선정 △격년제 자체감사 실시 등을 제시, 자조금 사업비의 적정성과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토록 했다. 자조금의 투명한 운용을 위해 이는 물론 환영할만한 일이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감사에서도 지적됐듯이 소비 홍보에 편중된 사업 내용 등 자조금 사업 전반에 대해서도 발전적인 개선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것, 그것이 양돈농가의 바램일 것이다.

ㅊ= 촛불문화제

금년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건 중에 하나는 ‘촛불문화제’다. 정부는 한·미 FTA비준을 위해 미산 쇠고기를 연령과 관계없이 전면 수입,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5월 2일 10대 여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초등학생부터 주부,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로 승격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 교민들과 유학생도 촛불을 들었다. 이런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그러나 촛불문화제는 정부로 하여금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토록 했으며 그 결과 12월 22일부터 전 음식점에서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가 의무화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ㅋ= 컨설팅

양돈 컨설팅은 컨설팅을 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양돈 사양 표준화 사업의 협의회를 구성하여 양돈 컨설팅의 틀을 마련해 통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의회는 △경영·사양분야 △질병·방역분야 △시설·환기분야로 나누어 양돈농가들이 꼭 지켜져야 하는 기초적인 사항과 사양규모에 따른 지침서와 모든 규모에 적용될 수 있는 기초 관리 위주로 구성됐다. 또한 농림부는 돼지소모성 질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돈농가 270호, 종돈장 30호 등 총 300호 농가별 맞춤형 컨설팅 지원 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농림부는 컨설팅 횟수별로 농가마다 보조율을 1,2년차 국비 40%, 지방비 30%, 자부담 30%를 지원, 3년차 40%, 10, 50%, 4년차 20%, 10%, 70%로 국비 비중을 낮추고 5년차 이상부터는 컨설팅 비용을 농가가 전액 자부담토록 해 실질적인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ㅌ= 특별사료구매자금

지난 3월 사료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 등 축산농가에 1조원의 특별사료구매자금이 지원됐다. 그동안 가중된 사료비 부담을 보여주듯 농가들의 신청이 쇄도했다. 이에 추가로 5천억원이 배정되면서 금리도 3%이던 것을 1%로 낮춰 농가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양돈의 경우 농가당 최대 2억원까지 2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융자를 받을 수 있었다. 내년에도 정부는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사료 값 조달에 힘들었던 농가에는 단비와도 같은 지원이었지만 부족한 지원 금액과 담보설정, 보증 등 까다로운 지원 조건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ㅍ= 폐업 농가 늘어

어느 해보다 폐업한 양돈농가가 많았다. 지난해 말부터 치솟기 시작한 사료 값과 바닥을 형성한 돼지 값 영향으로 3월 양돈농가는 7천900호로 전분기 9천800호보다 무려 1천900호(19.4%)가 줄었다. 일년전에 견줘서는 2천900호(26.9%)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1천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들이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해 폐업한 사례가 많아 1천두 미만 농가수는 5천호로 3개월전보다 25.4% 줄었다. 4월부터 돼지 값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양돈농가수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사료 값 인상이 계속된 때문이다. 이에 따라 9월 양돈농가는 7천800호로 연초보다 더 줄었으며 폐업한 농가 중 대부분은 1천두 미만의 농가였다. 이처럼 양돈농가가 크게 줄면서 3월 가구당 마리수가 1천133마리로 전분기보다 45마리, 일년전보다 240마리 늘면서 처음으로 1천마리를 넘었다.

ㅎ= 하림의 양돈업 진출

하림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양돈업체 1~2위인 선진과 대상팜스코를 잇따라 인수해 양돈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우리나라의 돼지 자급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도축물량이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진출해 양돈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양돈업 진출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양돈농가들이 위탁농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하림의 양돈업 진출을 막기 위해 집회 및 불매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국회 농림부 국정감사에서도 하림과 5개 계열사가 05년부터 올해까지 859억원의 축산발전기금을 지원받았다면서 축산발전기금 전반에 대한 감사를 농림수산식품부에 요청하는 등 하림의 양돈업 진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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