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獨 돈육 수입 재개…미풍? 태풍?
[심층분석] 獨 돈육 수입 재개…미풍? 태풍?
7~8월쯤 들어올 듯…20년 이후 3년여만
그간 독일 돼지 18% 줄고 돈가는 급등
ASF 여전히 발생…다른 州 확산은 막아
ASF 계속 되도 비발생 지역서 수입 가능
獨, 중단 전 수입량 2위, 삼겹‧갈비는 1위
고돈가로 당장 ASF 이전 수준 어려울 듯
한돈 시장에 언제든 위협적 변수될 여지
  • by 임정은

올 여름 독일산 돼지고기가 3년여 만에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설명 자료를 통해 7~8월부터 독일산 돼지고기가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입 삼겹살과 갈비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만큼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 재개가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격변의 시기 보낸 獨=지난 3년 독일 양돈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규모면에서 다른 EU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축됐다. ASF로 인한 돼지고기 수출 중단이 한 원인이 됐지만 동시에 코로나 19에 따른 내수 부진과 생산비 급등, 그리고 친환경 정책 기조 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20년 2천607만두이던 돼지 사육두수는 22년 2천137만마리로 18% 감소했다. 독일 통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두수가 줄면서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450만톤으로 20년 511만톤에 비해 12% 줄었다. 수출은 더 침체됐다. 지난해 146만톤의 돼지고기를 수출, 수출 중단 전인 19년 180만톤보다 18.8% 줄었는데 그나마도 대부분 다른 EU 회원국으로 수출한 물량이다. EU 이외 나라로 수출한 물량은 19년 120만톤에서 지난해 40만톤 수준으로 1/3 수준으로 줄었다.

수출은 부진했지만 돼지고기 공급량 감소로 돼짓값은 크게 올라 역대 최고치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 평균 독일 내 돼짓값은 100㎏ 기준 243유로로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20년 연간 평균 돼짓값은 163유로였다.

■삼겹‧갈비 최대 수출국=독일에서는 여전히 ASF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현재 독일 내 ASF(멧돼지)는 530여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ASF에 대한 정부 대응은 현재까지는 긍정적 결과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첫 발생지역인 폴란드와의 국경 지역인 브란덴부르크주로 ASF를 묶어두고 있다. 지난해 2월과 4월 기존 발생지역을 벗어나 네덜란드와 프랑스 국경에 가까운 니더작센과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ASF가 발생, 확산의 우려가 커졌지만 현재까지 추가 발생은 없는 상태다. 또한 브란덴부르크주 내에서도 핵심 영역이 속속 해제되면서 ASF 통제에 성공적인 경과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폴란드와 인접해 있어 ASF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독일에서 ASF가 계속 발생한다 해도 지금처럼 발생지역이 한정된다면 한국으로의 돼지고기 수출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EU(유럽연합)에 대해 ASF 지역화를 인정토록 수입위생조건을 개정한 때문이다. 이에 EU 회원국에 대해서는 ASF 발생국이라 하더라도 비발생지역에 한해 수입이 가능하며 독일 역시 비발생 지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는 한국으로 수출이 가능한 것이다.

독일산 돼지고기는 2020년 9월 ASF가 발생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이 중단됐다. 독일산 돼지고기는 수출 중단전인 19년 연간 7만8천톤이 수입돼 미국(17만3천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삼겹살과 갈비가 19년 한해 동안 각각 16만5천톤, 1만1천톤이 수입됐는데 이중 독일산이 각각 6만8천톤(41.3%), 5천300톤(48%)으로 가장 많았다.

■수입 재개 영향은=처음 독일에서 ASF가 발생했을 당시 독일이 삼겹살과 갈비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 때문에 국내 수입 돼지고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이 수출하던 삼겹과 갈비는 다른 국가들로 수입선이 다변화되면서 빈자리를 채웠고 자연히 결정적으로 시장을 변화시킬만한 변수는 되지 못했다. 독일의 빈자리는 스페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다른 EU 국가들로 채워졌고 미국이나 다른 주요 수출국도 일부 시장을 나눠가졌다.

그럼 다시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재개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은 물량이 ASF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격이 걸림돌이다. 현재 스페인을 비롯한 EU 회원국들의 돼지고기 수출이 저조한 이유도 바로 수출 단가 상승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다른 수출국과의 경쟁력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4월말 현재 스페인산 돈육 수입량은 3만7천여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 미국(4만6천톤, 전년비 10.2%↑)에 크게 뒤지고 있다. 이에 당장은 독일산 돼지고기가 ASF 이전 수준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다만 독일은 돼지고기 수출이 ASF 이전에 비해 급격히 위축돼 수출 경기를 다시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 동시에 중국 등 주요 수출 시장들은 여전히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을 막고 있는 상태라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주요 수입국 중 한국만 수입시장을 다시 연만큼 독일산 돼지고기가 언제든 위협적인 변수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또 독일 내 돼지고기 생산이 감소했지만 독일 내 소비도 빠르게 줄고 있어 수출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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