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섣부른 돈가 걱정, 농가 잠 못 든다
언론 섣부른 돈가 걱정, 농가 잠 못 든다
구제역 후 일시 급등 기사 쏟아져
농축산부 “시장 안정적” 설명 동시
하반기 추가 할당관세 가능성 언급

돈가 상승 기미 보이면 ‘금겹살’ 타령
정확한 원인‧배경 빠져 불안감 부추겨
정부 수입 확대 정책 정당성 부여도
  • by 임정은
네이버 뉴스 캡쳐
네이버 뉴스 캡쳐

앞서 간 언론들의 돼짓값 걱정이 양돈농가들을 잠 못 들게 하고 있다. 돼짓값에 대해 불안을 조장하는 기사들이 최근 쏟아져 나오자 정부가 하반기 추가적인 돼지고기 할당관세 가능성을 내비쳤다.

■6천대 돈가에 호들갑=지난 11일 돼지고기 도매시장 경락 가격은 6천467원으로 전날 5천983원보다 500원 가량 급등했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사들은 지난 14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한달전보다 19% 올랐다는 내용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2~3월에 비해서도 돼짓값이 크게 올라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기사들이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사실 관계 파악도 없이 과도한 불안만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사들이 지목한 11일은 4년여만에 한우에서 구제역이 발생, 전국적인 우제류 이동제한에 따라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날이었다. 실제 15일 다시 돼짓값은 5천900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복되는 불안 조장=언론들이 지적한대로 최근 돼짓값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5~6월 돼짓값 상승은 매년 나타나는 계절적 흐름이며 되레 최근 돼짓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1~10일 6천627원)에 비해 낮다는 점 등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양돈농가들이 이제야 적자를 벗어난 정도지만 이 같은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인 상승 원인에 대한 내용도 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인 원인 파악이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다보니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막연하고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도 언론 기사에 대해 최근 돼짓값 상승이 구제역 이동제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계절적 영향도 있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이 같은 언론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4월에도 ASF에 따른 돼짓값 급등을 우려하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면서 농축산부가 설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이 밖에 사료 가격 상승도 돼짓값 상승 가능성과 연관지어 기사화되는 등 돼짓값이 조금이라도 오를 기미가 보이면 매번 이처럼 불안을 부추기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사들에 ‘금겹살’은 단골 제목이다.

■또 수입육으로 해결하려는 정부=문제는 농축산부의 설명자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의 인식에는 언론 기사들만 남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돼지 출하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돼지고기 할당관세를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언론들이 조장한 대중의 불안과 우려도 한몫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농축산부는 하반기 할당관세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제역에 따른 일시적인 돼짓값 상승이며 돼지 공급은 전년 수준을 유지, ASF나 구제역 등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반기(1만톤)에 이어 하반기에도 할당관세 적용을 통한 돼지고기 공급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ASF로 수입이 중단됐던 독일산 돼지고기가 국내에 도입될 것이라며 ‘안심’ 시켰다.

때문에 양돈농가를 비롯한 양돈업계는 다시 불안해졌다.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가뜩이나 소비 시장 침체로 지난해보다 시장이 부진한데 이마저도 꺾일까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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