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여름철 무더위, 지금부터 대비하자
[양돈현장] 여름철 무더위, 지금부터 대비하자
  • by 양돈타임스
김근필 농학박사제일사료(주) J3 특판부장
김근필 농학박사
제일사료(주) J3 특판부장

아시아 국가들의 기록적인 무더위가 관심의 대상이다. 금년 4월 인도, 태국 등이 45도를 기록하였다고 하고 이외 많은 국가들이 40도를 넘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경우 관측소 100여 곳에서 역대 4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의 경우 4월 기온이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9번째로 높았다. 대신 아침, 저녁 선선한 날씨로 양돈장 돼지들의 성장에 최적의 시기이지만 반대로 호흡기 등의 질병과 면역력 저하도 우려된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무채색의 겨울을 나고 움튼 새싹들이 이제는 멋진 모습들을 뽐내며 세상을 푸르고 다채롭게 물들이고 있는 시기이지만 양돈장에서의 5월은 여름 준비를 마치고 무더위를 대비해야 하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출하일령 지연을 대비한 비육돈 사육 공간의 확보=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농장의 비육사 전입 예정 두수 파악과 출하일령 지연에 따른 돈방, 돈사 회전에 대한 분석이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30도에 육박하는 기온과 높은 습도로 비육돈(체중 50~60kg 이상의 비육돈을 의미)의 경우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성장도 지연될 것이다. 또한 밀사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덤이다. 일반적으로 전년도 여름철 번식성적의 기복으로 판매할 비육돈이 적어지지만 재고두수가 감소하지는 않는 이유이다.

한돈팜스로 분석한 농가들의 연평균 출하일령은 약 197일령(2022년 3월~2023년 2월)이다. 그러나 6월부터 9월까지 출하일령은 평균 208일 가량(202일~213일)으로 연평균 대비 약 10일, 섭취량이 증가하는 환절기 대비 약 20일까지 늦어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연간 4,000두를 출하하는 농장의 비육사에서 약 90일간 수용한다면 약 1,800두의 비육돈이 수용되는데, 계산상으로 하루 기준 20두의 비육돈이 사육된다(1,800두÷90일). 출하체중이라는 요소를 제외했을 때, 출하일령 10일 지연 시 200두, 20일 지연 시 400두의 재고두수가 증가하며 계산상으로 약 70평~140평 정도의 비육사가 추가 요구된다. 그러나 평균에는 오류가 있다. 여름철 양돈장에서는 전체적으로 고르게 출하일령이 저하되기 보다는 돈방 단위로 유난히 늦어지는 개체들이 많아지게 되어 출하일령 편차가 커지고 돈방 회전율은 더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성적이 좋은 대군 양돈장의 경우 일정 두수의 자돈을 매년 상반기 판매하여 하절기 비육사 회전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육사가 부족하면 당연히 신축을 하거나사육 두수를 조절하던 적절한 투자를 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각 농장별로 준비해야 한다.

■출하일령 단축을 위한 환경 관리=누구나 여름철 비육돈의 더위스트레스에 의한 피해는 알고 있지만 개선이 쉽지는 않다. 비육돈의 더위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사 냉각시설(쿨링패드 등)을 신규 설치하는 것이다. 여름철 냉방장치가 없는 비육사의 돼지 체표 온도가 약 41도 가까이 올라 가거나 쿨링패드가 가동중인 돈사의 모돈 체표 온도는 약 38도 수준으로 측정된 결과를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다들 알고는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분명 생산성이 개선되고 그로 인한 투자대비 효과는 충분하지만 비용 투자, 돈사 구조 등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가 많다.

일단 비육사의 하절기 기준의 환기와 비상용 발전기의 점검(혹은 설치)부터 시작하자. 냉각시설이 별도로 없는 한 무더운 지역의 여름철 무창돈사 비육사 내부 온도가 37도~40도를 넘나들었다. 관리자의 스마트폰에는 고온 경보가 하루 내내 울려 대며 스트레스를 주었으나 배기를 최대한 하는 방법을 제외하고 특별한 대책이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사료 섭취량의 감소는 발생하였지만 그렇게 높은 온도에서도 폐사 두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바로 끊임없이 가동되는 배기 팬이 돈사 내부의 유속을 만들어주고 내부 습기를 외부로 배출했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동절기, 환절기 환기 기준은 과환기로 운영하고 정작 여름철 배기량은 부족한 곳들이 많다. 여름철 비육사의 팬은 돼지의 생존의 문제이다. 특히 정전 등의 문제 발생시 비육사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팬과 비상용 발전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

굴뚝팬과 중천정 설치를 권장한다. 직사광선의 복사열과 돈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은 천정으로 올라가고 효과적인 제거가 되지 않는다면 돈사온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지붕에 모이는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팬의 설치와 열의 대류를 차단시켜주는 중천정이 돈사 온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차광막도 효과가 있다. 여름철 직사광선이 바로 비치는 곳과 차광막으로 가려진 곳과 지붕의 표면을 측정하면 5~10도 차이가 발생한다. 차광막은 지붕 위, 처마, 피드빈, 물탱크 등 여러 장소에 설치 가능하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돈사 내부와 외부에 물을 이용하여 온도를 낮추는 안개 분무기와 스프링쿨러 등의 시설은 관리상의 어려움과 내구성 등의 문제로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전입 시 체중대별, 성별 분류를 철저히 한다. 출하가 지연된 개체들이 돈방 회전을 저하시키고 그로 인해 밀사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돈방 내의 비육돈 두수는 많을수록 돈방 온도도 상승시킨다. 여름철 농장 방문 시 같은 돈사라도 상대적으로 밀사가 심한 돈방 돼지의 호흡수를 측정해보면 다른 돈방보다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비육사에서 돼지의 분당 호흡수를 확인해보기 바란다. 왜 돼지가 덜 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급이, 급수기는 기본이다. 대신 급이, 급수기 종류와 수량의 선택, 설치 장소와 방향, 직원들의 급이, 급수기 관리는 전반적인 성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이 같이 최근 수년간 양돈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다산성 모돈의 생산성 향상이다. 비육돈 관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묻혀 있으나, 여름을 앞둔 시점에서는 사전 대비를 해야 한다. 오래 전 추운 것은 좀 부지런하면 어떻게 방어할 수 있는데, 여름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 어느 양돈장 사장님 말씀이 생각난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지금이라도 미비한 것이 있으면 개선하고 여름을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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