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상승세 탄 돼짓값 더 날 수 있을까
[심층분석] 상승세 탄 돼짓값 더 날 수 있을까
5월 오름세 타며 6천원 넘기도
출하 늘기 어려워 돈가 뒷받침
예년처럼 6월 더 오를 가능성도
소비 작년 수준 안 돼 불안 상존
5월 초 연휴 예년보다 외식 ‘저조’
영끌족 금리 상승에 씀씀이 확 줄여
해외여행객 작년비 10배 이상 급증
  • by 임정은

최근 돼짓값 상승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돼지 출하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의 돈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오름세는 시작=지난 1분기와 4월 돼지 평균 경락가격은 각각 4천596원, 5천27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6%, 0.5% 올랐다. 4월도 월 평균으로는 오름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그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특히 1분기까지 돼지 출하(485만마리)가 지난해보다 1.9% 증가한데 비해 4월(147만마리)은 일년전보다 도축물량이 4.6% 준 것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이 작년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5~6월은 연중 돼짓값이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올해도 5월 돼짓값은 4월 대비 크게 올랐다. 10일까지 평균 돼짓값은 5천878원으로 4월에 비해 600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5월 둘째주 들어 첫째주보다 더 상승폭을 키우며 6천원에 육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출하, 강세 뒷받침 기대=이처럼 5월 들어 돼짓값은 4월보다 올랐지만 지난해와 견줘서는 하락세가 더 뚜렷해졌다. 지난해 5월 상순 돼짓값 6천628원과 비교하면 11.3% 낮았다. 다만 이제 막 오름세가 시작된 만큼 2분기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3월 돼지 사육동향 통계를 볼 때 무엇보다 돼지 도축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기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5월 상순 현재 실제 지난해보다 돼지 출하가 줄었다. 또 지난해는 5월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과거 돼짓값 흐름을 볼 때 대게 5월보다는 6월 돼짓값이 더 높은 만큼 추가적인 상승도 얼마든지 점칠 수 있다.

■소비 여건은 만만치 않아=그런데 출하물량만큼 중요한 소비 여건은 호의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NH 투자증권은 2분기 양돈산업 동향 조사 보고서를 통해 2분기 도매가격 상승이 예상되나 지난해 5월 수준까지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승 제한의 주요 이유는 소비 쪽에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의 제한적인 소비 여력이 그 중 하나다. 무엇보다 과거 대비 금리가 올라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두 달 연속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최근 한은은 GDP 대비 105%를 넘기고 있는 가계 부채를 80%로 줄여야 한다고 밝히며 80%를 넘길 경우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실제 가계부채가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저금리와 맞물려 청년층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 증가에 씀씀이가 줄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금리가 1%P 오를 때 20대는 소비를 1.3%, 30대는 0.8%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하나가 급증한 해외 여행이다. 코로나 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해외 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해외 여행 출국자수는 498만여명으로 전년 동기간 40만6천명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연휴 기간 역시 해외 여행객들이 줄을 이었다.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번 연휴 구이 식당의 준비 수요가 있었으나 예년보다 부진했으며 대형마트 축산대전 할인행사 역시 가정 소비 위축으로 수요가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저금리에다 국내로 소비가 한정될 수밖에 없었던 코로나 19 이후의 한돈 시장과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그나마 줄어든 돼지 사육두수와 출하물량이 얼마나 한돈 시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가 향후 돼짓값에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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