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농축산부는 한돈 수출 준비하고 있나요?
[칼럼] 농축산부는 한돈 수출 준비하고 있나요?
윤 대통령 각 부처에 ‘수출’ 독려
5월 구제역 청정국 획득 ‘청신호’
  • by 양돈타임스

1980년대 후반 한국 농축산업의 최대 화두는 ‘쇠고기 수입 개방(관세화)’이었다. ‘가트’니 ‘UR’이 하면서 ‘개방’이란 단어가 난무했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인사들은 한국 축산업만 수입 개방해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 아니라 ‘수출’로 맞서자고 주장했다. 말이 좋아 수출이지 당시 축산물 수출은 ‘계란으로 바위치는’격으로 허공의 메아리처럼 설득력이 없었다. 양축가들을 달래려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무시했다.

그러던 것이 1995년 일본으로 돼지고기가 수출되더니 98~99년에는 각 9만8천톤, 10만2천톤이 수출돼 축산물, 특히 돼지고기 수출은 대일(對日) 무역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아마도 2천년 3월 국내에서 구제역만 발생하지 않았다면 한국 양돈업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후 돼지고기 수출 재개를 위해 민관이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2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출’을 들고 나섰다. 금년 수출 목표를 900조로 설정하고 각 부처에 수출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농축산부도 2027년 수출 목표를 올해 135억 달러에서 두 배 수준으로 늘린 230억 달러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K푸드+수출 확대 추진 본부’를 운영하는 한편 원료 원자재 운영자금(4천584억원)을 지원하고, 규제를 개선하고, 나아가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구제역 이후 한돈 수출 노력은 끊임없이 추진됐다. 도드람, 부경양돈, 돈마루 등 조합과 민간 업체들은 생물(한돈)이 안 되면 돈육 가공품이라도 수출하면서 수출의 맥을 이어왔고 바이어와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왜?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으로 지정되면 한돈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 한돈 수출 재개 꿈이 무르익고 있다. 2019년 1월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이 없는데다 작년 구제역 항체 양성률이 역대 최고(93.2%)를 기록했다. 이에 오는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이처럼 한돈 수출 재개 및 확대를 위한 대내적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는 뒷다리 가격이 올라 수출 물량이 줄었지만(7천148톤으로 21년보다 7%↓), 올해는 뒷다리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형성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돈 자조금관리위는 수출 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내륙 운송 및 해상, 항공 운임료 등 수출에 소요되는 물류비를 지원(2억5천만원)할 계획이다.

이제는 농축산부 차례다. 농축산부는 한돈 수출 확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얼마를 지원할지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명(命)을 가볍게 인식한 것은 물론 한돈 수출 기회를 놓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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