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한국 돈육‧쇠고기 수입 1위, 유럽‧美서 두수 줄다
[심층분석] 한국 돈육‧쇠고기 수입 1위, 유럽‧美서 두수 줄다
EU 주요국서 돼지 일제히 감소
모돈 더 줄어…공급 회복 더딜 듯
美 가뭄 여파 소 15년 이후 최저
미 우육 생산 6.5% 수출 13% 감소
韓 돈육 우육 시장 50% 이상 점유
韓 수입육 줄 여지 있지만 변수도 많아
  • by 임정은

올해 국내 돼짓값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주요 육류 수출국인 유럽과 미국의 공급 감소가 한돈 시장에 의외의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유럽은 돼지 사육두수가 급감해 돼짓값이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하는 중이다. 또 동시에 미국은 소가 줄면서 올해 쇠고기 생산 및 수출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산 돼지고기와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 수입 돼지고기와 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다.

■EU 돼지 당분간 늘기 어려워=최근 EU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준 회원국 돼지 사육두수를 보면 최대 사육국가인 스페인을 비롯해 주요국들에서 일제히 돼지가 줄었다. 특히 스페인은 3천407만5천마리로 전년 대비 1.1% 줄었는데 스페인의 돼지가 감소한 것은 지난 11년 이후 처음이다. 그 다음으로 돼지가 많은 독일(2천133만마리, 전년비 10.2%↓), 프랑스(1천218만3천마리, 〃5.9%↓), 덴마크(1천154만마리, 〃12.2%), 네덜란드(1천70만6천마리, 〃1.5%), 폴란드(962만4천마리, 〃6%), 벨기에(575만마리, 〃4.8%) 등 주요 국가에서 모두 돼지가 줄었다. 돼지 사육두수가 모든 회원국에서 일제히,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현재 EU의 돼지 사육두수는 20여년만의 최저치다.

특히 모돈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최근 EU의 돼짓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효과로 다시 돼지 사육이 늘더라도 당장 올해는 생산량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U 25개국 전체 돼지 사육두수는 일년전보다 5.8% 줄었지만 모돈은 6.2% 줄었다. 또 각국의 모돈 두수 추이를 보면 일년전에 비해 독일이 12%, 폴란드 9.4%, 네덜란드 2.8%, 프랑스 6.5% 감소하는 등 모돈 감소세가 더 두드러졌다. 이는 곧 당분간 유럽 내 돼지 출하물량은 물론 사육두수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美 소 당분간 늘기 어려워=수입육 시장에서 돼지고기만큼 중요한 쇠고기도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1월 소 사육두수는 8천930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이는 지난 15년 이후 최저치다. 가뭄과 사료가격 상승으로 농가들의 사육 의향이 저하된 결과다. 이에 대체 미경산우는 6% 감소했다. 유럽의 돼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소 사육두수 역시 당분간 다시 이전 수준으로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쇠고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5% 감소하고 수출은 12.8% 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수입육 공급 줄까=EU와 미국은 세계적으로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주요 수출국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그 비중이 더 크다. EU는 22년 기준 세계 돼지고기 교역량(미국 농무부 추산) 1천87만톤 중 40%에 가까운 415만톤을 공급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기준 절반이 넘는 54% 가량이 EU에서 들어왔다.

미국의 쇠고기 수출량은 22년 기준 브라질(290만톤)에 이어 미국(160만톤)이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 시장에서는 미국산 비중이 전체 수입량(47만톤) 중 55%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관건은 이들 주요 수출국의 공급량 감소가 한국의 수입량 감소로 이어져 한돈 시장에서 변수가 될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할지다.

EU의 돼지와 미국 소 사육두수 감소가 곧 한국의 육류 수입량 감소로 직결되기에는 변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에 따라 EU의 돈육 수출가용 물량이 달라질 수 있으며 또 미국과 달리 호주는 올해 쇠고기 생산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다만 EU와 미국이 국내 수입육 시장서 워낙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육두수 감소와 그에 따른 수급의 변화 추이는 지속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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