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새해 세계 양돈업‧돈육 시장의 향방은?
[심층분석] 새해 세계 양돈업‧돈육 시장의 향방은?
美 中 EU 돼짓값 등락 추이 제각각
EU는 고돈가, 中은 약세 속 적자로
中 소비 회복 여부 불투명…변동성 커
수출국 EU‧美 육류 공급 감소 전망
올해도 中 주요 변수…불확실성 높여
  • by 임정은

세계 돼지고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국‧미국‧EU(유럽연합)의 새해 돼짓값 흐름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된 고생산비 여파와 경기 침체에 따른 부진한 소비가 동시에 돈육 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해서다. 올해도 세계 양돈시장은 높은 불확실성 속에 출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의 돼짓값이 가장 주목되는 변수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1월 평균 돼지고기 도매시세는 23.7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6.3% 높았다. 그러나 12월 29위안 대비로는 무려 18.8% 낮고 지난해 연고점을 기록했던 10월 34.2위안보다는 30% 낮았다. 그리고 이달 둘째주 돼짓값은 21.6위안으로 전년 동기 수준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다시 중국 양돈산업에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계속된 돈가 하락으로 올해 들어 중국의 양돈 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돈가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부진한 수요는 당초 예상을 빗나간 현상이다. 코로나 19 방역 정책 완화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덴마크 데니쉬 크라운은 지난달 말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내 수요 부진이 지속, 상하이 외곽 가공공장의 작업량을 코로나 봉쇄기간과 동일한 1/3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라보뱅크는 최근 세계 돼지고기 시장 보고서를 통해 중국 돼짓값이 공급 과잉과 수요 약세로 급락한 가운데 수요가 언제, 얼마나 반등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수출국, 즉 미국과 EU는 각기 정 반대의 시장 상황을 보이고 있다. 최근 EU 위원회에 따르면 1월 EU 평균 돼짓값은 100㎏ 기준 202유로로 전년 동월(131유로)보다 무려 54% 올랐다. 지난 5년간 같은 기간 평균치와 비교해도 19% 가량 높은 수준이다. 반대로 미국의 경우 1월 평균 돼지 지육 도매시세는 100㎏ 기준 178.9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보다 9% 하락했다. 마지막주에는 175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2년전 동기에 비해서도 3% 떨어졌다.

EU는 고 생산비 여파로 사육두수가 급감, 공급물량 감소세가 본격화된 때문이다. EU 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EU 돼지 도축물량 통계를 보면 10월말 기준 EU 전체로는 전년 대비 4.4% 줄었다. 이중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생산국 모두 도축이 줄었다.

미국은 1월 예상 밖으로 돼지 출하가 많았던데다 계절적 수요 감소까지 더해져 돼짓값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 역시 풍족하지는 않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이 전년 대비 1.7% 늘 것으로 봤다. 지난 2년간 5% 가량 감소했던 탓에 올해 생산이 늘어도 2년 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그런데 라보뱅크는 미국 생산량이 0.2%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보다는 소폭 증가하거나 되레 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올해 쇠고기 생산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체 붉은 육류 공급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수출국들은 공급량 감소가 유력한 상태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다른 한 축, 즉 최대 수입국 중국의 수요와 또 향후 중국 내 양돈 상황의 변동성이 높아 세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수출국들의 공급량 감소에도 올해 세계 소비 시장의 침체 역시 확실시 되고 있는 만큼 수출국들의 향후 시장 상황도 장담키 어렵게 하고 있다.

라보뱅크는 세계 최대 돼지고기 시장인 중국이 세계 수급 균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수요 반등의 시기와 범위가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수요 회복과 함께 올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들로 아르헨티나의 가뭄에 따른 사료 곡물 가격 변동성을 비록해 ASF 등 전염병, 거시 경제 상황, 소매 및 외식시장에서 돼지고기의 경쟁력 등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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