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우크라 사태 1년, 양돈장도 전쟁터였다
[기자의 시각] 우크라 사태 1년, 양돈장도 전쟁터였다
  • by 임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맞고 있다.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아까운 목숨들이 전장에서 스러져 갔고 수많은 난민들을 낳았고 국민들의 정신적 고통은 전쟁이 끝나도 쉽게 아물지 않을 수 있다.

다른 나라들도 양국의 전쟁이 남의 일이 될 수 없었다. 글로벌 교역망이 제 기능을 못하고 곡물을 키워 수출하던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자 곡물을 비롯해 먹거리 가격이 급등했다. 가격이 오른 건 비단 식품만은 아니었다. 생활 물가 전반이 오르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사태가 세계 경제를 직격했다.

양돈업도 무사하지 못했다. 양돈 사료비가 급등한 것은 물론 생산비 항목 중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게 없다. 고물가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한돈 소비의 위기를 부른 원인을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찾는 게 지나친 비약은 아닌 셈이다. 더구나 에너지 가격 급등의 여파는 이제부터다. 가뜩이나 추운 올 겨울, 너나 할 것 없이 더욱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혹독한 경영 여건은 돼지가 감소한 결정적 원인이 됐다. 코로나 19에도 줄지 않았는데 모돈 두수는 지난해 3월부터, 전체 돼지 사육두수는 9월부터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돼짓값은 5천원대로 지난 11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돼지가 준 것이다.

지난 1년, 전쟁은 전장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었던 것이다. 더욱이 양돈농가들이 맞서야 했던 것은 곡물 값만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정부는 각종 규제와 수입육 확대로 농가들의 고충을 배가시켰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이지만 확실한 것은 양돈농가가 앞으로 치러야 하는 전쟁에서도 농가 편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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