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속 없었던 22년 한국 양돈
[칼럼] 실속 없었던 22년 한국 양돈
돈가 오르고 소비 늘어도 실속 無
실속 있는 정책 펴야 양돈업도 실속
  • by 김오환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18일 ‘양돈 전망’을 통해 22년도 양돈 외형상 주요 수치를 발표했다. 한돈 값(도매)은 kg당 5천227원으로 21년(4천722원)보다 10.7% 올랐다. 역대 최곳값이었다. 그런 만큼 생산액도 많이 늘어났다. 21년보다 6.3% 증가한 9조5천억원으로 추정했다. 1인당 돈육 소비량은 28.5kg으로 21년 27.6kg보다 3.3% 증가했다.

숫자로 보면 22년 양돈업은, 21년보다 분명 성장했다. 문제는 실속이 있느냐, 없느냐다. 아직 정부의 돼지 두당 순수익이 발표(6월쯤 발표)되지 않아 ‘속 빈 강정’이니, 아니니라고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농촌경제연구원 통계로만 볼 때 22년 양돈업은 실속이 크지는 않았다. 돼짓값이 오른 것은 사룟값과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른데 따른 ‘동반 상승’의 결과다.

돈육 소비량도 0.9kg 증가했는데 한돈은 불과 0.2kg 늘어난 반면 수입 돈육은 0.7kg 늘어났다. 이는 돈육 수입량이 44만2천톤으로 21년 33만3천톤에 견줘 무려 33%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주는 한국의 돈육 시장이 부리고 수익은 ‘왕서방(수입 업자)’들이 차지한 꼴이다. 이를 보면 22년 양돈업은 실속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 양돈업을 실속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농가가 돼지를 잘 키우면 된다. MSY를 늘리면 실속이 많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라는 말과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업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런 학업 분위기, 농가 개인 스스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조성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처럼 중앙정부에 권력과 권한이 집중돼있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가 지원해주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딜 여지가 높다. 게다가 정부의 규제가 하나하나 쌓이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관련 산업은 지체 또는 정체, 퇴보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의 양돈업이 가랑비에 옷 젖고 있는지 모른다. 돼지고기 소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10년 가까이 돼지 두수가 제자리걸음하고 있고, 자급률은 하락하고 있고, 양돈 생산성은 더디게 성장하고 있고, 인력 유입은 갈수록 줄고 있고, 양돈을 혐오하는 층은 갈수록 늘고 있고~등. 특히 정부의 규제는 매년 강화되고 있다.

농경연이 분석한 22년 양돈산업을 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성장할 가능성보다 ‘기본적’인 성장 또는 정체할 여지가 높아서다. 본란에서 수없이 강조했듯이 양돈업이 국민 경제와 국가 안보에 대한 기여도는 결코 작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양돈업에 대해 실속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럴 때 양돈업도 실속이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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