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민생은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기자의 시각] 민생은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 by 양돈타임스

정부가 기어이 스페인으로부터 달걀을 수입해 지난 15일부터 시중에 유통을 시작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혹시나 더 확산되고 그래서 달걀이 부족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수입을 시범적으로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농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말대로 지금으로서는 달걀이 부족하지도 않지만 수입부터 하고 보자는 얘기니 농가 반발은 당연하다.

그런데 달걀뿐만 아니다. 최근 ASF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벌써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또 돼지고기값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농가나 관련 업계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ASF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되레 한돈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닭이나 돼지, 그리고 최근 가격이 급락한 소도 마찬가지로 농가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서 가축을 키워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물가 안정이 최우선의 가치로 대접받는 지금,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더욱이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실질 임금도 하락하면서 저렴한 가격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도 이제는 사치스러운 얘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분위기를 더 부추기고 있는 게 바로 정부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부족하지도 않은 달걀을 수입하고 가격 안정 효과도 미심쩍은 돼지고기 할당관세를 굳이 올해까지 연장해도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면 다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설을 앞두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ASF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강화하는 것도 최우선 목표가 민생과 물가 안정이었다.

올해 돼짓값이 불안하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와 시장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곧 장바구니 물가 안정의 긍정적 현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생산비도 크게 오른 지금, 돼짓값 하락과 그로 인한 농가의 고충은 외면받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민생은 시장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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