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한우시장의 위기를 보며
[기자의 시각] 한우시장의 위기를 보며
  • by 임정은

코로나 19 이후 한돈과 동반 호황을 누렸던 한우 가격이 최근 우려할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9월 한우 지육 평균 경락가격은 ㎏당 2만53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3% 하락했다. 10월은 1만8천898원으로 2만원대도 깨지며 불황의 그늘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우 가격은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 결과 한우 사육두수는 올 9월 기준 350만두를 넘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한우의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은 시장에서 한우의 가치를 높였고 특히 코로나 이후 풀린 풍부한 유동성은 한우의 봄날을 더 연장시켰다. 매년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한우 가격 그래프는 지난 13년 이후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근 8년여 호황을 누린 셈이다.

그런 한우시장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우 시장에 대해서는 누차 공급물량 과다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리고 최근 가격 하락세는 역시나 경고한대로 공급 증가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 한돈은 괜찮을까? 우려했던 코로나는 의외의 호재가 됐고 22년을 앞뒀던 지난해, 내년은 쉽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우려가 다행히 빗나가 되레 작년보다 더 올랐다. 올해 10월까지 한돈은 평균 5천2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비가 올랐지만 그나마 한돈 시세가 버텨주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한돈 시장의 건재가 간절한 시기다.

그런데 안 떨어질 것처럼 보이던 한우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비단 공급물량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의 경기 위축은 고급육 한우에 더 치명타가 됐으며 코로나 특수도 이제 끝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한돈은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돼지고기는 먹는다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고물가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만 고려해도 한돈 소비라고 안심하기 어렵다. 당장 내년 경기전망은 더 암울하다. 때문에 지금 한우 시장에 불어 닥친 위기가 결코 남의 얘기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한우의 오늘이 한돈의 내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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