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업에 있어 첫 단추는 종돈이다. 양돈농가는 어떤 능력을 지닌 후보돈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농장의 수익이 좌우된다. 때문에 능력이 우수한 후보돈은 웃돈을 줘서라도 입식하려 하고 있고, 종돈장은 우수한 종돈을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는 개량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수한 종돈 기준은 산자수, 90kg 도달기간, 등지방 두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자수가 많든지 일당증체가 좋아야 종돈 가치는 높다. 문제는 종돈 가치를 농가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다. 대다수 농가들은 종돈장에서 밝힌 자료를 믿고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자료를 신뢰하는 것이 검정성적이다. 말 그대로 검정(檢定)이란 해당 사항을 검사해서 담당기관이 자격을 주는 것이다. 종돈의 경우 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가 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검정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종돈장들의 검정참여두수가 많아야 우수 종돈을 선발하는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종돈장들이 우수한 종돈을 선발, 관리하고 또 우수한 종돈을 선발, 관리하는 절차를 수년간 반복하면서 한국 기후와 사양관리에 맞는 종돈이 개발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질병으로 인한 양돈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한국인의 입에 맞는 한국형 종돈 개발도 가능하다.
이에 최근 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 관계자와 함께 검정사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경기도 양평 소재 종돈장을 방문, 종돈 검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날 방문한 종돈장은 ‘삼우축산’으로 종돈 검정을 통한 우수한 종돈 선발을 통해 지역 농가들에게 우수한 후보돈을 공급해 오고 있다.
한우혁 삼우축산 공동대표는 “검정사업을 한동안 중단하다 2020년부터 종돈 검정 사업에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검정을 통해 우수한 능력을 가진 후보돈을 선발, 양평 등 주변 양돈장에 공급하는 게 지역 양돈산업 발전에 공헌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검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돈 검정을 통해 농가들이 원하는 능력의 돼지, 특히 농가들이 원하는 등지방두께를 맞춰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돈 검정을 받기 전에는 등지방두께가 들쑥날쑥, 편차가 컸지만 종돈 검정 성적을 토대로 등지방 두께의 편차를 줄였다는 것. 농가들이 대체로 원하는 등지방 두께는 10mm~15mm 사이로, 이에 종돈장은 그동안 검정을 통해 목표로 삼았던 등지방 두께가 12~13mm로 균일하게 조정됐다.
그렇다면 종돈장 검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이날 종돈 검정은 협회 직원이 종돈장 입회 하에 직접 검정을 진행한다. 최근 때 이른 폭염에도 불구하고, 송치은 종돈개량부 등록심사팀장과 박현식 주임은 방역복과 샤워 진행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검정을 시작했다. 이날 검정두수는 랜드레이스와 요크셔 등 순종 총 25두로 한 마리 한 마리 씩 검정을 위한 초음파 기계 및 체중계를 통해 ‘90kg 도달일령’ ‘일당증체량’ ‘등지방 두께’ ‘등심단면석’ ‘정육률’ ‘산자수’ 등을 검정 받았다. 이런 종돈 성적을 곧바로 종축개량협회의 프로그램에 입력, 이를 각각 육종가로 환산, 이날 검정받은 돼지들의 종돈 선발이나 도태 등에 활용된다.
이날 검정에 참여한 송치은 종돈개량부 종돈등록심사 팀장은 “농장 검정을 통해 종돈 선발 및 도태의 지침 기준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검정 농가들은 협회에서 제공하는 육종가(검정 성적)를 이용해 후보돈을 선발하고 있다”며 “종돈 검정 기록은 협회 종돈 프로그램에 입력돼 누적된 기록을 볼 수 있어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정사업의 참여도가 종돈에 대한 자부심과 종돈장의 경쟁력을 길러 주기 때문에 전국 151개 종돈장 모두가 검정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종돈장 경쟁력을 높이길 당부한다”며 “종돈 개량을 넘어 한돈산업 경쟁력 그 첫걸음이 종돈장의 검정사업 적극적인 참여다”고 종돈 검정 사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