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돈가 도‧소매값 ‘엇박자’
美 돈가 도‧소매값 ‘엇박자’
4월 도매가 4.3% ↓ 소매가 13.7% ↑
농무부 “소비자 부담 커 구매 줄인 탓”
올 돈육 생산량 감소에도 재고는 늘어
  • by 임정은

미국의 돼짓값이 1년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소비자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처럼 높은 소매 시세가 도매시세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5월 축산물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지난 4월 미국 돼지 지육 도매시세(100㎏ 기준)는 234달러로 전달 대비 소폭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44.6달러)에 견줘서는 4.3% 떨어졌다. 전년 동월보다 도매시세가 하락한 것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이달 역시 계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량 감소와 높은 수요가 뒷받침됐던 지난해 돼짓값이 크게 올랐던 기저효과도 있겠지만 농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높은 소매시세를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 올랐는데 그 중에서 돼지고기는 13.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란(22.6%)이나 가금육(15.3%)에 비해서는 낮지만 식품 평균(9.4%)에 비해서도 높았다. 이에 대해 농무부는 고가의 소매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에서 멀어지기 시작, 도매 수요를 둔화시킨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 업체로서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인건비, 에너지, 운송비용을 돼지고기 값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경제 전반에 걸친 물가 상승이 도매가격은 떨어져도 소비자 가격은 오른 배경이 되는 셈이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체 가계 예산 가운데 휘발유 등 다른 생활비들이 계속 올라 이전보다 동물성 단백질에 배분하는 생활비 비중이 줄 수 있다는 측면도 거론했다. 예산이 준만큼 돼지고기 구매를 줄이거나 다른 저렴한 고기로 대체하거나 혹은 이 둘을 조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하락의 원인을 소비 쪽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생산물량 감소 때문이기도 하다. 1분기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313만여톤으로 일년전(331만톤)보다 5.4% 줄었다. 그럼에도 3월말 냉동 돈육 재고물량은 지난해 동월보다 8% 증가하면서 소비가 작년만 못하다는 분석에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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