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EU 경영 먹구름…돼지가 준다
美‧中‧EU 경영 먹구름…돼지가 준다
中 모돈 두수 전년비 감소세로 전환
수출국, 고생산비에다 中 수요 줄어 불안
美‧中‧EU 동시 두수 감축 조짐…이례적
  • by 임정은

고생산비와 시장 불안에 미국, EU(유럽연합), 중국에서 돼지가 줄고 있다. 세계 주요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이들 3개 지역에서 동시에 돼지가 감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20년부터 모돈 감소세가 시작돼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도 전년 대비 2% 가량 감소한 610만마리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 전망치는 연이어 하향 조정되는 중이다. 지난 12일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을 1천227만톤으로 전년 대비 2.3% 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경우 곡물가를 비롯해 돼지 생산비 거의 전 영역에 걸쳐 비용 상승하고 있는데다 PRRS와 PED 등 돼지 질병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EU는 지난해 연말 기준 27개국 모돈 두수가 1천86만4천마리로 일년전보다 3.5% 줄었다. 전체 돼지 사육두수 역시 1억4천156만여마리로 전년 대비 3% 가량 줄었다. 그런데 올해도 모돈 감축은 계속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최근 돼짓값이 다시 살아나기는 했지만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와 생산비 상승 등으로 경영 여건은 만만치 않다. 이에 덴마크의 경우 4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와 모돈두수 모두 일년전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EU 내 분위기를 짐작케 하고 있다.

관건은 역시나 중국이다. 올해 중국은 돼지고기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또 실제 1분기 현재 돼지고기 생산량은 1천561만톤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그런데 이를 중국 양돈산업의 양적 회복이 계속되는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3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4억2천만두로 전년 동기보다 1.6% 늘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로는 6%가 줄었다. 특히 모돈 두수는 4천185만마리로 일년전에 비해서도 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생산비용 상승에다 돼짓값 하락까지 겹치면서 양돈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EU,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 2021년 기준 8천400만톤(각각 4천750만톤, 2천372만톤, 1천256만톤)으로 세계 생산량(1억773만톤) 가운데 77.8%를 차지한다. 당장은 중국의 생산량 증가세가 더 이어지면서 올해는 세계 돼지고기 생산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고 곡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공급 증가로, 또 미국과 EU는 중국의 수요 감소로 양돈시장 불안까지 높아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혹독한 양돈경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3개국은 세계적인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이번처럼 미국, EU, 중국에서 동시에 돼지가 감소했던 전례가 없었던 만큼 향후 각국의 양돈업 추이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