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곡물가 급등과 위기는 또 찾아 온다
[기자의 시각] 곡물가 급등과 위기는 또 찾아 온다
  • by 임정은

최근 돼짓값만 보면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런데 정작 양돈 경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많은 농가들이 출하할 때마다 적자를 보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사료 가격 때문이다. 이미 한번 오른 사료 곡물 가격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다시 급등, 사료값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고곡물가가 장기화될 수 있어서다.

사실 사료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이 같은 상황이 낯설지 않다. 지난 07~08년, 11~12년에도 국제 사료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양돈농가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 곡물의 중장기 수급 안정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매번 봐왔던 모습이다. 그런데 과연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충격은 농가를 비롯한 국내 양돈업계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곡물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중장기 대응책이 나왔다가 곡물 가격이 안정되면 다시 잊혀 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사료가격안정기금도 그 중 하나다. 지난 12년만 해도 여러 건의 관련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당시 농가들을 포함해 사료가격안정기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시행되지는 못했다. 당시 제기됐던 문제 중 하나가 기금의 기본적인 속성상 장기간 기금이 누적, 운영됐을 때 효과가 있는 만큼 당장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안타까움은 더 커진다. 늦었다던 그 때, 08년에라도 혹은 12년에라도 시작했었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비단 사료가격안정기금 뿐만 아니다. 사료 곡물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번 단기 대책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도 곡물 시장은 언젠가 다시 안정을 되찾겠지만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문제라는 사실을 모두 잘 알고 있다. 과거 흘려보낸 몇 번의 기회들처럼 이번에도 후회로 남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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