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번식성적 퀀텀 리프, 후보돈 관리에 달렸다!
[양돈현장] 번식성적 퀀텀 리프, 후보돈 관리에 달렸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한류(K-wave)가 지구촌을 달궈 온 것이 꽤 여러 해 됐다.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푸드 같은 이름이 익숙해졌다. 한국이 경제 강국이란 소리도 들리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다.

그러나 한돈산업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성적표는 부끄러운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한돈팜스 전국 한돈농가 전산성적 보고서 2020년 자료를 보면 모돈회전율(LSY) 2.11, 복당이유두수 10.1두로 PSY 21.3두 수준이다. 모돈당 연간출하두수(MSY)도 18.3두로 되어있다. 그것도 3천40농가 모돈수 82만6천두를 대상으로 한 자료이니 정보를 미제출한 농가들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불량할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실제 한돈 전체 번식성적은 더 낮다고 보인다. 양돈 선진국의 번식성적 수준에 비하면 그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한류의 큰 흐름에 한돈산업이 합류하지 못하는 원인을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돈 번식성적 퀀텀 리프(Quantum leap, 대도약)를 위한 발판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여러 요인이 관여되겠지만 결정적인 하나를 들자면 ‘후보돈 관리’라고 말하고 싶다.

후보돈 관리에는 ①격리 후보돈사 확보 및 순치 프로그램 준수 ②고품질 후보돈 계획적 도입 ③최적 사육환경 및 영양 제공 ④번식돈 자격획득을 위한 성적 자극과 교배계획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개선점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격리 후보돈사의 위치와 적정 사육공간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새로 시작한 전업형, 기업형 농장을 제외하고는 격리 후보돈사 개념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비육사 한 편을 사용하거나 번식돈사 중 일부를 공유하는 농장이 여전히 많이 있다. 후보돈을 따라 온 병원체에 기존 돈군이 노출되거나, 역으로 후보돈들이 전염병에 감염되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돈사는 최소 30m 거리, 45일 이상의 격리 기간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농장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순치의 정의는 ‘병원체 감염-회복-면역획득’을 말한다. 전략적인 병원체 노출과 백신접종을 통해 실시하는데 전문 수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 고품질 후보돈 확보는 필수적이어서 여겨 사업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고품질 후보돈이란 PRRS, PED, 회장염, 돈적리, 흉막폐렴 같은 중대전염병 병원체가 없고, 정상적인 생시체중, 성장곡선, 등지방, 생식기관을 갖춘 돼지를 말한다. 연간 45% 전후의 모돈갱신율을 목표로 볼 때 교배복수의 17%정도는 후보돈 교배이어야 한다. 모돈 100두 기준 45두를 후보돈 교배로 하려면 연간 최소 50두 도입이 요구된다.

셋째, 최적 사육환경 및 영양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도입 전까지 비육 모드에서 번식모드로 전환을 시켜야하기 때문이다. 번식돈으로서 생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지제를 더욱 튼튼히 하고 번식장기인 자궁, 난소, 유선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번식모드로 전환시키는 기본관리 포인트는 적절한 영양 제공과 스트레스 요인 제거에 있다. 번식장기를 강화하는 에너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영양소 섭취는 기본이고, 번식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스트레스 요인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후보돈과 사료제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사료급여 프로그램을 준수하는 것이 요구된다.

넷째, 도입 후보돈의 번식돈으로서의 자격은 초발정으로 확인된다. 농장에서는 반드시 계획적인 웅돈접촉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190~200일령 후보돈에 복수의 웅돈으로 아침/저녁시간에 교차 접촉을 실시한다. 접촉 후 초발정이 오면 반드시 개체카드를 만들고 날짜를 기록해야 한다. 초발정이 온 주별로 마킹을 따로 하고 그룹을 만들어 계획 교배를 시킨다면 성공적인 출발이 가능하다.

웅돈 접촉이 시작되고 3주 이상이 되었는데도 초발정 징후를 보이지 않는 후보돈은 문제돈으로 분류하고 도태여부를 판정해야 한다. 아직 체중이 120~130kg정도이므로 도태판매시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초교배 일령과 체중, 등지방을 목표로 분명히 두고 측정하고 기록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초교배전 3주는 호르몬제 투여로 발정동기화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고, 강정사양을 통한 산자수 극대화를 꾀하기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가 된다. 당연히 번식돈 편입을 위한 스톨 적응 구간이기도 하다. 많은 농장에서 교배전 3주 관리 프로그램이 불분명해 초산돈 산자수가 낮거나 몸매(BCS)관리가 불량하여 생애생산성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종돈, 사료, 사양기술이 바뀌어 관리방법도 변화가 따라야 하는데 과거 경험만 앞세운 관리로는 다산성모돈의 유전능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현장관리자 교육도 간과할 수 없다.

초산돈 산자수와 이유두수, 이유자돈 품질 그리고 2산차 증후군이 없는 초산돈 관리가 한돈 번식성적 퀀텀 리프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 PSY 3두 이상은 증가해야 대도약(大跳躍)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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