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갑자기 힘 빠진 한돈, 그래도 희망 있다!
[심층분석] 갑자기 힘 빠진 한돈, 그래도 희망 있다!
한-미 3월 초 정점서 하락세 전환
팬데믹 이후 두 시장 동조성 강해
美 생산 줄어 강세 유력, EU도 상승
올해 세계 돈가 강세 시 韓도 기대
中 악재와 소비 저조 따른 불안도
  • by 임정은

한돈 시세가 3월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올라야 할 시기, 되레 하락하면서 향후 한돈 시장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시장과 가장 유사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 역시 그동안 강세를 지속하다 3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동반 강세를 보이던 한국과 미국의 돼짓값. 이대로 주저앉게 되는 것일까?

■미국도 3월 하락 반전=올 1~2월 한돈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9.7%(3천664→4천385원), 17.2%(3천527원→4천135원) 상승하며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듯 했다. 미국 역시 그랬다. 미국의 1~2월 돼지지육 평균 시세는 일년전과 견줘 13.6%(174→197달러), 18.5%(194→230달러) 올랐다.

그런데 3월 들어서면서 시장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돈의 경우 첫째주 4천382원서 시작해 셋째주 4천169원으로 내리 하락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던 지난해 3월과 달리 올해는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넷째주 들어서는 전년 동기간에 역전 당했다. 미국은 2월 고점(244달러)을 찍고 3월 들어서면서부터 내리 하락해 셋째주 230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역시도 지난해 3월은 상승세의 연속이었던 만큼 올해 돼짓값과의 차이도 좁혀졌다. 이점 역시 한국과 거의 일치한다.

■팬데믹으로 더 강해진 동조성=한국과 미국의 돼짓값 흐름은 과거에도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여왔다. 그리고 코로나 19 이후 특히 지난해는 한국과 미국 모두 연중 강세가 지속되며 더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연평균 돼짓값을 먼저 보면 한국이 전년 대비 12%, 미국이 35% 가량 올랐으며 월별로도 지속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당한 차이로 높게 유지됐다. 무엇보다 이 같은 유사성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이 기간 유럽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가 악재로 작용해 돼짓값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되레 미국과 한국은 돼짓값이 좋았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보고서(power of meat)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육류 구매가 팬데믹 이전보다 3.9% 증가했으며 이는 코로나로 인해 가정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는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정 내 소비 증가로 인해 작년 한돈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미국 역시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식품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3.5% 올랐으며 이 중 돼지고기는 8.6% 상승했다. 한돈 삼겹살은 지난해 평균 2천429원으로 전년 대비 14.5% 올랐다.

미국 돼지고기는 국내 수입 돼지고기 시장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과 한국의 양돈시장은 느슨하나마 동조성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여기에 팬데믹이라는 강력한 변수가 더해지면서 두 시장을 더 유사한 흐름으로 묶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美 돈가 전망 상향…한국은?=최근 주춤한 미국 돼짓값 흐름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국 돈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그럼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유지된다고 볼 때 우리도 희망을 가져봐도 될까? 미국 돼짓값 강세 전망의 근거는 무엇보다 많지 않은 돼지고기 생산량이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3월 세계농산물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1천239만톤으로 전년 대비 1.3%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생돈 가격도 올해 평균 71달러(cwt당)로 전년 대비 5.5%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65달러로 지난해보다 낮게 전망했으나 생산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반대로 돼짓값은 상향 조정했다.

특히 그동안 약세를 보이던 유럽 돼지 값도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 흐름이 바뀌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출국인 두 나라의 돈가 상승은 세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한돈에도 희망적인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EU 역시 생산량이 줄면서 돈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중국 변수를 빼고나면 세계 돈육시장의 강세가 확실하다. 다만 중국이 올해 수입량을 계속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또 실제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이에 중국발 악재와 세계 시장과는 별개로 국내 한돈소비 약세에 따른 돈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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