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돼지 값 흐름 작년과 반대 양상
[심층분석] 돼지 값 흐름 작년과 반대 양상
소비 소강 따른 하락세 길어 불안
4월까지 상승세 이어간 전년과 달라
삼겹 재고 급증 속 수입량 계속 늘어
생산비 올라 돈가 더 떨어질까 우려
  • by 임정은

돼지 값, 이대로 작년 시세에 따라잡히게 될까.

한돈 시세가 삼삼데이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고돈가 시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던 지난해 같은 기간 돼지 값 흐름과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라야할 때 되레 하락=올해도 삼삼데이는 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소비 시즌이 도래하기 전인 2월 하순 돼지 값을 떠받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별 평균 한돈 시세를 따라가 보면 2월은 3천975원에서 시작해 4천원 초반대를 지속하다 마지막주(4천319원)와 3월 첫째주(4천382원) 삼삼데이 효과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이대로 4천원 중반대에 무난히 입성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3월 둘째주(4천432원) 소폭 하락하며 삼삼데이 이후 잠시 쉬어나는 듯 보이던 돈가는 셋째주 들어서는 전주보다 더 하락해 4천100원대로 내려앉았다. 4천400원대까지 올랐던 2월말 3월초에 비해 300원가량 낮다.

이에 따라 전년도 같은 기간과도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올해 돼지 값은 지난해보다 1월에는 721원(4천385원, 3천664원), 2월에는 608원(4천135원, 3천527원) 차이로 더 높았으나 3월 셋째주(4천215원, 4천32원)만 보면 그 차이가 100원대로 줄었다. 특히 작년 2~3월 돼지 값이 2월 셋째주 3천269원에서 △4주=3천744원 △3월 1주=3천825원 △2주=3천983원 △3주=4천32원 △4주=4천231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던 것과도 대비되고 있다. 돼지 값이 본격적으로 강세로 접어드는 4월을 앞두고 상승세로 진입해야 할 시기, 올해는 주춤하다 못해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작년과 무엇이 다를까=돼지 출하물량은 2월말까지 306만여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가운데 3월은 중순 현재 일평균 7만8천여마리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한돈 공급물량으로는 최근 하락세가 설명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 작년과 무엇이 다를까? 우선 지난해와 같은 코로나 19 상황이더라도 최근 하루 확진자가 60만명도 넘어서며 오미크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결코 같은 코로나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작년 3월은 하루 확진자수가 5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여기다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올 들어 2천300원대를 지속하며 2천100원대 안팎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올랐다. 그 사이 생활물가 전반에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 이는 삼삼데이 이후 돈육 소비가 더 긴 소강상태에 빠질 수 있는 이유일 수 있다.

또 하나가 수입육이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2월말 7만7천여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72.5% 증가했으며 3월도 상순 현재 1만4천여톤으로 일년전 같은 기간보다 31% 가량 많았다. 특히 1월말 수입 삼겹살 재고가 3만여톤으로 일년전보다 60% 가량 많은데다 2월과 3월 상순까지 전년 동기간보다 24% 많은 2만여톤의 삼겹살이 더 들어왔다. 다른 부위들의 수입은 더 많이 늘어 한돈 소비를 이미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입이 늘기 시작한 등심이 대표적이다.

이제 곧 고돈가 시기가 도래하면 다시 상승세로 들어서겠지만 이 같은 악재들을 안고서는 지난해보다 높은 돼지 값을 장담하기 어렵다. 더욱이 올해 돼지 생산비가 지난해보다 높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을 감안하면 최근 주춤한 한돈 시세는 더 불안하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강세를 지속하고 최근 유럽 돼지 값도 가파른 상승세에 접어들어 훈풍이 될지는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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