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군 장병 옷은 국산화, 먹거리는 외산화?
[기자의 시각] 군 장병 옷은 국산화, 먹거리는 외산화?
  • by 임정은

국방부가 지난해 군 급식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5년부터 식재료를 전량 경쟁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전면 시행은 25년부터이지만 기존 수의 계약을 통한 조달 물량을 올해부터 줄이기 시작함에 따라 농축산업계는 당장 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부실급식 논란이 발단이 된 군 급식 개편의 불똥이 애먼 농가로 튄 격이다.

그런데 군의 부실 급식과 함께 논란이 됐던 불량 피복 문제도 지난해 개선책이 발표됐다. 병사들에게 지급된 여름 운동복이 땀을 흡수하지 못하고 베레모는 비가 새는 등 불량 피복 문제는 급식 문제만큼 군 장병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 지난해 국방부는 수입산 대신 전투복 국산 소재 시범 사업을 실시했으며 10월에는 시범 사업 결과를 토대로 군 장병용 피복류 개선 계획을 밝혔다. 군 장병용 피복류의 국산 소재 사용 확대 등이 주요 골자다. 그동안 중국, 베트남의 값싼 수입 원사‧원단을 사용하면서 최종 공정만 국내서 이뤄지면 국내 생산품으로 인정돼 납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불량 피복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품질이 우수한 국산 섬유로 피복의 품질 향상을 도모키로 한 것이다.

군 장병의 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급식과 피복 문제가 동시에 부실‧불량 논란이 있었지만 너무나 다른 해결책이 제시된 셈이다. 피복 문제가 국산화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과 달리 급식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국내산‧지역산 우선 구매를 원칙으로 한다지만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는 경쟁 입찰 방식을 택한 만큼 수입산의 군 식탁 점령이 불 보듯 하다. 무엇보다 저가 경쟁을 부추길 여지가 있는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군 장병에게 얼마나 양질의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군 장병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군 급식 개선안이 반대로 개악안이 돼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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