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양돈 대표 獨, 어쩌다 이렇게 됐나
EU 양돈 대표 獨, 어쩌다 이렇게 됐나
ASF 발생 1년 만에 산업 ‘위태위태’
생산비↑‧돼지 값 ↓…불황 그늘 깊어
ASF 악화…수출 재개 희망도 안보여
농가 열 중 넷은 10년 내 폐업 희망
  • by 임정은

ASF 발생 1년을 넘기면서 독일의 양돈산업이 재편의 기로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 ASF가 발생하면서 독일에 닥친 가장 큰 악재는 돼지고기 수출 중단이었다. 여기다 코로나 19 확산과 사료비 상승이 동시에 겹친 결과 독일 양돈산업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최근에는 일시적 불황 그 이상의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기준 EU 회원국 평균 돼지고기 도매시세(100㎏ 기준)는 130.6유로, 이 가운데 독일은 128유로로 일년전보다 각각 7%, 2.6% 하락했다. 독일 ASF 이전인 2년전(19년 10월)과 비교하면 EU 평균은 182.9유로, 독일은 190.3유로로 당시만 해도 독일이 EU 평균보다 높았으며 자연히 현 시세와의 차이도 각각 28.9%, 32.7%로 독일의 하락폭이 더 컸다.

더구나 독일 내 돼지 도축두수는 ASF 이후 네덜란드나 덴마크로부터 도축용 돼지 수입이 중단되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돼지 값은 오르기는커녕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독일 내 돼지고기 소비도 침체됐지만 무엇보다 독일이 ASF로 중국으로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영향이 크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8월말 독일의 돼지고기 수출은 38만여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만톤)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더구나 세계적인 곡물가격 상승으로 독일 역시 생산비가 크게 올라 양돈 경영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ASF도 계속 발생, 지난해 403건에서 올해는 11월 초 현재 2천건을 훌쩍 넘기며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연이은 악재는 돼지 사육두수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독일의 돼지 사육두수는 지난해보다 3% 가량 적은 2천400만두대를 기록했으며 특히 번식돈 규모는 7% 이상 줄어 앞으로 독일의 양돈규모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불황으로 인한 일시적인 사육규모의 위축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독일 양돈협회가 지난 9월 양돈농가 대상 설문 조사 결과(1천명 대상)를 발표했는데 무려 42%의 양돈농가들이 향후 10년 내 양돈업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양돈업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당히 많은 생산 농가들이 양돈업에 대해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향후 독일 양돈산업 생산 기반에 닥칠 위기의 한 단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는 양돈농가에 대한 폐업 보상금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EU 내 최대 돼지고기 생산 수출국이었던 독일의 양돈업이 앞으로 ASF,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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