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 3대 위기가 우려된다
[칼럼] 양돈 3대 위기가 우려된다
이상기온, 인력난, 소비가 발전 장애
2세 양돈인들도 무탈 무난하길 기대
  • by 김오환

코로나 19에도 양돈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피해를 덜 보았다. 돼지 값이 생산비 수준을 유지하면서 농가의 수익이 괜찮아서다. 특히 10월의 경우 연중 최저가를 형성, 농가의 소득을 보장해줄 수 없음에도 올해 역시 지난해 이어 4천원(지육/kg당) 이상이 기대되고 있다. 사료비 인상과 추가 방역시설 설치, 인건비 상승 등 경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썩 나쁘지 않다. 호시절은 아니지만 위기를 느낄 수 없고, 없어 보인다.

그런 가운데 위기는 우리도 모르게 다가오고 있다. 크게 3가지다. 기후의 위기, 인력의 위기, 소비의 위기다. 먼저 기후의 위기를 보자. 몹시 추운날과 몹시 더운날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열대야 횟수도 늘었다. 비가 오면 한꺼번에 많이 오고, 안 오면 오랫동안 비를 구경할 수 없다. 해(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불안하다. 이런 기후의 불안정과 이상 현상은 수태율, 자돈 육성 등에 양돈 생산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호흡기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생산성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둘째가 심각한 인력난이다. 코로나 19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할 수 없고, 설령 구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있다. 도시 유휴 노동자들이 양돈장에 들어올 의사가 부족하고, 인건비 역시 만만치 않다. 지금이야 돈가가 버텨주니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다. 특히 위탁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이 심하다. 문제는 양돈장 후계 인력이다. 2세가 있는 농장은 논외로 하고, 대학생(축산 수의관련)이나 젊은층에서 양돈장에서 일할 의지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농장 실습생들도 줄고 있고, 실습 이후에도 농장에 취업할 의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가 소비의 위기다. 셋중 가장 심각한 위기다. 근년 들어 출현한 대체육, 배양육이 위기 주체다. 이것들은 진짜 고기가 아니면서 ‘고기’로 둔갑하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란 고사가 있듯이 몇 사람이 우기면 가짜도 진실로 굳어진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반려 동물과 살고 있는 인구가 늘고 있는 점도 한돈 소비에 염려된다. 이번에는 개고기가 직접 타격을 입었지만, 돼지 등 가축도 언제 어떤 명분으로 공격당할지 모른다. 최근 반려동물 사육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면 머지않아 ‘여론’화될 여지가 크다.

사색에 잠기기 쉬운 계절이다. 붉게 물든 단풍과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이 그런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또 10월이 지나면 올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미래에도 양돈은 대과(大過)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다가왔다. 지금 양돈인들은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어도 돈이 없어 궁색은 떨지 않고 살아왔다. 후배들도 후손들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칼럼을 썼다. 위에서 거론된 3가지 위기도 기우(杞憂)였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