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대체육 육성, 답은 정해져 있다?
[기자의 시각] 대체육 육성, 답은 정해져 있다?
  • by 임정은

최근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NDC)를 18년 기준치 대비 26.3%에서 무려 4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농축수산 분야 역시 기존 목표치(21.6%)에서 27.1%로 감축 목표를 높였다. 정부도 이번 목표치에 대해 매우 도전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감축 목표치는 연평균으로 따지면 30년까지 4.17%씩 줄이는 것으로 다른 나라(미국‧영국 2.81%, EU 1.98%)에 비해서도 높다.

이번 NDC 상향에 대해 각계에서는 과도하다는 불만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양돈 등 축산업계는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감축 수단에 있어서 정부는 축분 에너지화, 생산성 향상, 그리고 식생활 전환, 즉 배양육, 식물성 고기 등 대체가공식품 이용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가짜 고기로의 전환은 정부로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는 수단일 것이다.

그런데 마침 근래 농가, 관련협회 등 축산관계자들 사이에 ‘대체 단백질 식품에 대한 생산자 대상 인식조사’ 설문이 돌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함께 진행하는 설문인데 대체 단백질 식품의 정책 방향 모색을 위한 조사라는 설명이다. 설문 내용에 대한 지적은 차치하고라도 이미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그 수단의 하나로 대체육 확산을 추진하려는 계획이 확고한 듯 보이는 상황에서 축산인들의 의견을 수렴한들 얼마나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축산 생산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면피 수단용은 아닐지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답정너’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서 ‘답정너’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탄소 중립을 이유로 축산업의 생산기반을 훼손, 지속가능성을 져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한 축산이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친환경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그 해답을 찾아가는데 있어서 축산인들이 소외되는 일도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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