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위드 코로나' 시대 한돈 시장은 어디로
[심층분석] '위드 코로나' 시대 한돈 시장은 어디로
소비, 비대면서 대면으로 일부 전환
재택 종료되면서 회식 등 모임 늘 듯
저변 넓힌 온라인 시장 외연 유지 유력
외식 급식 회복 속 가정 소비 위축 우려
인플레 가능성 및 해외여행 재개도 불안
  • by 임정은

‘위드 코로나’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소비시장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걸쳐 다시 한번 변곡점이 도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돈시장에는 그 변화의 흐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소비시장의 변화는?=지난 13일 코로나 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출범해 첫 회의를 열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려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 전환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2주가 지나는 내달 둘째주 이전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그 사이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렇다.

‘위드 코로나’의 전환을 앞두고 정부는 가장 먼저 그동안 중단됐던 소비쿠폰을 내달 초 재가동키로 했다. 영화, 체육, 숙박 등 코로나 상황 동안 가장 어려웠던 대면 소비 영역의 경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미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대면 소비 회복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재택근무를 종료하는 회사들이 속속 나오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는 등 코로나 이후 크게 줄었던 회식 등 단체 모임도 다시 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위드 코로나와 함께 곧 다가올 연말 특수가 그동안 억눌려 있던 대면 소비를 더 늘릴 여지도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코로나 이후 커진 비대면 시장이 고스란히 다시 대면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시장 규모는 159조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확대된 결과다. 또 지난 8월 기준 15조7천690억원을 기록, 일년전보다 16.8% 증가하며 올해도 지속 성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배달음식(음식서비스)이나 음식료품, 농축산물 온라인 시장은 8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44.3, 30.8%, 32.5% 증가하는 등 코로나 이후 다른 품목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그럼 위드 코로나 전환 시 이처럼 커진 온라인 시장은 다시 이전 규모로 되돌아갈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완전한 코로나 종식이 아닌데다 코로나가 기존 온라인 시장을 이용하던 소비자들 이외 신규 소비자들을 유입시키면서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외연을 확장시킨 측면이 있어서다. 이에 위드 코로나 전환 직후 일시적으로 대면 소비 시장이 활기를 띌 수 있지만 완전히 코로나 이전으로의 복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한돈, 기대만큼 우려 커=그럼 한돈 시장에도 큰 영향은 없을까?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가장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그동안 침체됐던 외식, 급식 시장의 회복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물러야 하는 고기집은 코로나 이후 가장 타격이 컸던 외식 메뉴 중 하나였다. 또 급식 시장은 한돈 저지방 부위들의 주요 소비처였던 만큼 외식, 급식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한돈 수요에 일정 부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반대 측면도 없지 않다. 코로나 이후 한돈 시장은 우려했던 침체보다는 호황에 더 가까웠다. 지난해 평균 돼지 값은 4천216원으로 전년 대비 9.7% 올랐으며 올해는 9월말 현재 4천621원으로 일년전보다 10% 상승했다. 공급물량 감소도 한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가정소비가 늘었던 영향이 컸다. 재난 지원금은 이를 뒷받침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양돈관측 자료에 따르면 가정 내 한돈 구매량은 올 1월 전년 대비 10.3%, 지난 6~7월 조사에서도 8.7%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가정 내 한돈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통계청의 가계소비 지출액 중 육류와 육류가공품 지출액도 2분기 기준으로 19년 5만5천원, 20년 7만2천원, 21년 7만4천원으로 늘었다. 그리고 실제 이 같은 수요로 인해 한돈 재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위드 코로나 전환은 이 같은 ‘코로나 호재’를 거둬들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변수다.

더구나 그동안 물가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한돈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부터 100g 당 2천원 중반대를 지속하며 고물가의 상징처럼 지적돼 왔다. 여기다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올 만큼 향후 물가 상승도 우려되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과 맞물려 한돈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해외여행 수요도 고려 대상이다. 이미 이달 기준으로도 자가격리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한 국가가 23개국에 달하는데 향후 여행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권 예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알려졌다. 그동안 해외를 나가지 못하면서 제주도 등 국내 여행이 늘고 캠핑 등 야외 활동이 이를 대신해왔다. 그러나 이 역시도 그 수요가 한풀 꺾일 수 있어 한돈 수요에도 그 여파가 있을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기대만큼 시장 위축 변수가 될 가능성도 무시 못 할 상황인 셈이다. 이에 한돈 업계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한돈 소비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 자칫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략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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