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가정 소비도 위험하다
한돈, 가정 소비도 위험하다
코로나로 돈육 구매량 늘었지만
한돈(9%)보다 수입산(30%) 더 ↑
삼겹 급등 속 냉장 수입 48% 급증
  • by 임정은

돼지고기의 가정 소비 증가가 곧 한돈 소비 증가라는 그동안의 공식이 깨질지도 모르겠다. 한돈 점유율이 절대적이던 가정 내 소비 시장에 수입 돼지고기가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9월 양돈관측을 통해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21~7월 18일까지 가구당 평균 돼지고기 구매량은 한돈 1.88㎏, 수입산 1.75㎏으로 일년전과 견주면 한돈은 8.7%, 수입산은 30.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보다 더 강화되면서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한돈에 비해 수입산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가정 내 소비 증가의 수혜는 되레 수입산 돈육에 더 컸던 셈이다.

더욱이 농경연 양돈관측을 통해 발표된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추세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즉 지난해 7월 20~10월 11일을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한돈과 수입산은 각각 3.96㎏, 2.03㎏으로 일년전(3.4㎏, 1.97㎏)과 견줘 각각 16.5%, 3% 늘어 코로나 상황이 한돈의 가정 소비를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바 있다. 그런데 올 1월 4~31일 기준 조사 결과를 보면 한돈과 수입산 구매량은 각각 2.03㎏, 수입산은 1.6㎏으로 전년 대비 모두 10.3%씩 증가한데 이어 올 3월 29~4월 25일 기준 조사(한돈 2.04㎏, 수입산 1.52㎏)에서는 한돈이 일년전보다 5.7% 증가한데 비해 수입산은 11.8% 늘었다. 그리고 이번(6월 21~7월 18일) 조사에서는 수입산 증가폭이 월등히 높았던 것이다.

특히 이로 인해 전체 돼지고기 구매량 가운데 수입산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7월 20~10월 11일) 조사에서는 수입산 비중(전체 5.99㎏ 중 2.03㎏)이 34%를 차지했지만 올 초(1월 4~31일)에는 전체(3.63㎏) 구매량 중 수입산(1.6㎏)이 44%로, 또 이번 조사에서는 수입산(1.75㎏) 비중이 48%로 늘었다. 이처럼 가정 내 소비에서 수입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한돈 소비자 가격, 특히 가정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삼겹살 가격이 고가를 형성해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유독 냉장 돈육 수입량이 급증(8월말 1만7천톤, 전년비 48%↑)한 것을 볼 때 가정 내 수입육 소비 증가를 입증해주고 있다.

가정 소비는 그동안 한돈이 점유율 우위를 점하는 시장이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그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 때문에 시장 상황 변화를 주시하면서 수입산과 차별화되는 한돈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홍보하는 등 한돈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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