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푸드 마일리지'와 한돈
[기자의 시각] '푸드 마일리지'와 한돈
  • by 임정은

한돈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 상대이면서 위험 요인을 꼽는다면, 예전에는 수입육만 떠올렸겠지만 지금은 수입육만큼이나 대체육도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친환경이 대세가 되면서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 진짜 고기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친환경의 반대편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수입육은 당장 직접적인 시장 잠식이 우려되지만 대체육은 양돈 등 축산업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가졌다.

그런데 친환경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로컬푸드에 대한 논의들을 보면서 한돈이 처한 이 같은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로컬푸드가 친환경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를 보려면 ‘푸드 마일리지’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산 이후 최종적으로 식탁에 오르기까지 그 음식이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를 따져본 게 ‘푸드 마일리지’다. 친환경의 관점에서 이 개념이 중요한 것은 식품의 운송은 비행기나 자동차, 배 등 운송수단을 이용하는데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따라올 수밖에 없어서다. 당연히 수입 식품은 그 자체로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친환경의 관점에서 채식은 옳고 육식은 옳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푸드 마일리지의 관점에서 보자면 진짜 고기, 특히 한돈, 한우와 같은 우리 땅에서 기른 진짜 고기도 할 말이 없지 않다. 그러니까 수입육은 말할 것도 없고 수입 채소가 반드시 국내산 고기를 섭취하는 것보다 친환경의 관점에서 더 바람직한지는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공장에서 만들어져 각지로 혹은 바다를 건너 이송돼야 하는 대체육들은 또 얼마나 푸드 마일리지의 기준에서 진짜 고기들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입육이나 대체육의 위협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아직 끝난 게임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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