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열 스트레스 받은 모돈, 번식 장해가 기다린다!
[양돈현장] 열 스트레스 받은 모돈, 번식 장해가 기다린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혹서기 열스트레스는 돼지가 받는 다양한 스트레스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계절별 번식성적, 비육돈 성장률과 출하일령을 보면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돈사 단열과 쿨링시스템에 투자를 많이 해온 농장이더라도 열스트레스 피해를 보지 않은 농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산성 모돈의 특성상 산자수가 증가하면서 배가 많이 부르다 보니 흉강압박이 심하여 심폐기능이 부담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PRRS, 인플루엔자 또는 세균성 폐렴 병력이 있었던 모돈이나 당시 폐렴을 갖고 있는 돼지는 열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어 폐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여름 내내 돼지에게 열스트레스를 주었다면 모돈이 ‘휴식과 소화’를 누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싸우거나 도망가야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 빠트린 것이니 발정, 수태, 임신유지, 분만 같은 생산 사이클이 타격을 입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발정, 배란, 착상, 임신유지, 분만 및 비유에 관련된 번식호르몬과는 상극관계에 있다. 혈중 코티솔이 증가하면 번식에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가 억압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비육돈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섭취, 소화, 성장에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 부족에 빠진다. 비육돈의 성장률, 사료효율, 출하일령 지연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산성 모돈, 고능력 웅돈과 개량된 비육돈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아주 민감하다. 돼지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 스트레스는 가장 강력하고 위협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다. 땀구멍이 퇴화되었고 체구에 비해 흉강은 협소해지고 폐활량도 적어져서 효율적인 열 발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호흡수가 1분당 50회가 넘어서면 신체 항상성 유지가 어려워진다. 체온이 상승하고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 몸속에서는 호르몬 균형이 깨지고 신진대사에 이상이 발생한다. 과잉 생성된 활성산소는 신체 여러 실질장기를 공격하여 기능을 저하시킨다. 다산성 모돈에서 위궤양, 위출혈 사고가 다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다산성 모돈은 속병을 쉽게 앓는다. 스트레스에 약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열 스트레스가 면역체계를 억제하고 장 누수 증후군을 유발하여 다양한 병원체 감염이나 독소침입을 용이하게 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지난 혹서기에 모돈을 헐떡거리게 만들었다면 번식장해는 당연히 뒤 따른다고 봐야 한다. 번식장해는 모돈의 자궁 내에서 수정된 난자가 분만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착상불량, 배아 폐사와 재흡수, 불임, 유산 및 사산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전염성 원인과 비전염성 원인을 나눈다. 전염성으로는 써코, PRRS, 인플루엔자, 파보, 일본뇌염 같은 바이러스 전염병과 렙토스피라증, 세균성 자궁내막염 등이 대표적이다. 비전염성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번식호르몬 분비 장애에 의한 것이다.

최근 다발하는 전염성 번식장해로는 호흡기생식기증후군(PRRS), 인플루엔자(SIV)가 가장 문제가 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처럼 변이를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라서 백신접종을 했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그나마 백신접종을 한 농장의 경제적 손실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번식돈 PRRS 백신은 분기별 일괄접종을 실시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은 3월, 9월 환절기에 계절백신으로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후보돈 때 기초접종은 필수적이다.

파보바이러스 감염증(PPV)은 배아 및 태아 폐사를 일으킨다. 초임돈에서 흔하기 때문에 초교배전 기초적 백신접종이 중요하다. 경산돈에 대한 보강접종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일본뇌염(JEV)은 대부분 백신접종을 잘 하면 발병 사례를 보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간혹 후보돈에서 접종 누락으로 인한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파보, 돈단독과 마찬가지로 일본뇌염도 웅돈에게 접종해야 한다. 모돈에 대한 써코 백신, 돈단독 백신 접종을 누락한 농장에서 발병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비전염성 번식장해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 난산, 영양실조, 계절적 영향 및 중독증 들이 포함된다. 열 스트레스, 제라레논 중독증이 있으면 산자수가 저하되고, 일산화탄소 등 유해 가스도 유산을 유발한다.

모돈에게 폭력을 가하는 관리자 행동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높은 일교차, 짧은 일조시간, 환기불량, 차갑고 축축한 바닥,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샛바람 등 온갖 스트레스 요인이 비전염성 번식장해의 원인이 된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번식장해의 70% 정도는 비전염성인 것으로 진단된다.

열 스트레스를 받은 돈군은 면역력이 취약하다. 환절기 일교차, 일조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전염성 번식장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비전염성 번식장해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챙겨야 한다. 농장 대청결 작업, 제초작업도 하고 소독도 실시하자. 돈군별로 항스트레스 영양제를 보강하고 백신접종 프로그램도 제대로 되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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