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발 세계 양돈 시장이 변하고 있다
[칼럼] 중국발 세계 양돈 시장이 변하고 있다
ASF에도 中 돼지 많이 늘어
돈육 수입국 한국 불똥 우려
  • by 김오환

18년 8월 ASF 발생으로 중국의 돼지 두수가 줄어 돈가가 올라야 함에도 금년들어 계속 하락해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일단 중국 양돈업에 대한 자료와 통계가 부족하고 부정확한 상황에서 정보마저 미흡해서다. 설령 정보가 있더라도 빙산의 일각이라 ‘확실하게 이것이다’라고 분석할 수 없었다. 다만 그 정보를 추측 추정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놓았을 뿐이다.

경제학을 모르는 삼척동자도 제품 하락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것이 주인(主因)이라고 알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의 돼지 값 하락 역시 공급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ASF에도 중국의 돼지 두수는 ‘정말 늘었을까’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ASF로 중국내 돈가가 올랐고, 중국에서의 돼지고기 요리는 한국의 김치처럼 주식(主食)이기 때문에 정부가 신경쓰지 않으면 안되는 ‘관리’ ‘관심‘ 품목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두수 증가와 돈육 수입을 늘려 민심을 다독였을 것이다.

사실 중국 정부는 ASF 발생 초기(2018년 가을)에 기업의 양돈 참여를 장려했고, 이에 적지 않은 기업 역시 양돈업에 진출했고, 중소규모 양돈장은 대군화로 변모하고 있다. 그런 결과가 올해의 돈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고 필자는 분석한다. 이를 입증하듯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중국의 돈육 생산량은 19년 1분기 이후 가장 많고,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를 보면 중국의 양돈업도 몇십, 몇백마리의 부업 중심에서 천 마리 이상의 전‧기업화로 전환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이로써 중국의 돈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미국도 겪었고 한국도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1970년 후반 삼성 등 기업의 양돈 참여로 두수가 급증(250만두에서 450만두로)해 10년 넘게 불황을 겪었다. 미국 또한 90년대 초중반 기업의 양돈 참여로 수년간 돈가 낮게 형성됐음이 수차 발표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의 돈가 하락은 세계 돈육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먼저 미국 유럽 등 돈육 수출국들의 최대 시장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것은 돈육 수출국의 돈가 하락을 불러와 몸살을 앓을 것이다. 이로써 수출국 양돈장 가운데 생산성이 낮은 농장의 전폐업을 통해 구조조정이 이뤄지질 것이다. 그러면서 수출국들은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새로운 시장을 찾거나 한국 일본 등 기존 시장을 더욱 공략할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관심사는 한국이다. 중국발 돼지 두수 증가가 한국에 언제 어떻게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수년내 닥쳐올 느낌이다. 영향 정도가 미미하면 좋으련만 지금으로서는 가늠키 어렵다. 분명한 점은 돈육 수입 압력(박)이 엄청 강해질 것이다. 돈육의 무관세 품목이 99% 수준에 이르고 있어서다. 필자의 전망대로 중국 돈육 수출 길이 막힌 유럽이나 미국 돈육이 무관세인 한국을 방치할 것 같지는 않아서다. 그걸 막을 수 있는 길은 생산성 제고를 통한 생산비를 절감, 경쟁력을 키우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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